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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초등학교와 학교설립기념비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기자 / 입력 : 2012년 04월 23일(월) 11:0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오늘 4월 1일은 고창부안초등학교의 설립일이다. 부안초등학교는 사립 오산보통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았고, 설립자는 일본인 마스도미 씨의 흥덕학당이 기원이다. 필자는 아내와 함께 고창고등학교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내 자신이 몰랐던 부안초등학교의 뒷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 이야기의 하나가 학교설립기념비였고, 그 비는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정성택 교장이 세웠다. 부안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학교설립기념비> 말이다. 당시 이러한 행동은 친일행위라는 이유로 일부 직원들의 반대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일부 교직원들이 그분을 친일파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비 건립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잘 모른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그 내용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연락을 주시면 고맙겠다. 좀 더 객관적으로 이 사실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마스도미 씨의 사상에 반한 정성택 교장

이 비를 세운 정성택 교장은 1918년에 태어나 1935년 고창고보를 졸업하였다. 그는 1966년에 부안초등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하였다. 그때는 마스도미 씨의 존재를 잘 알지 못했고, 열렬한 마스도미 신봉자도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개교기념일인 4월 1일, 아이들에게 학교의 역사를 조사하여 발표하도록 하였다. 아이들이 조사한 내용은 정성택 교장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의 설립자가 일본인이었다는 사실에 놀라, 자신의 학교자료를 조사하였다. 그는 학교 근처의 한 노인으로부터 <枡富安左衛門追想錄>이라 써진 책을 찾았다. 그 추상록은 마스도미 씨 사후, 그의 아내인 데루코(照子) 여사가 1935년에 편집한 책이었다. 정성택 교장은 마스도미씨의 기독교의 지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을 읽고 감동하였다. “조선반도에 대한 우리들의 정신적 측면의 빚은 매우 위급한 것입니다. 무력과 경제력만으로 그들을 압박하고 아무런 정신적 측면의 대책이 없는 것은 완전히 난폭한 짓입니다. (중략). 1930년 8월 13일”

마스도미의 추도식 거행과 학교설립기념비 건립

1968년 10월, 정성택 교장은 부안국민학교 강당에서 처음으로 추도식을 거행했고, 다음해도 추도식을 진행했다. 1970년 11월을 앞에 두고 정성택 교장은 마스도미 씨를 현창하는 비석을 교정에 건립하는 것을 학부모회와 교직원들에게 제안하였는데, 의외로 반대가 없었다. 문제는 비를 세울 자금의 염출방법에 있었다. 학부모회와 졸업생들에게 모금활동을 제안했으나 학부모회에서 일원짜리 한 푼 낼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돈을 내면서까지 일본인을 올리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일감정은 정성택교장의 생각보다 깊었으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교감과 상의하여 학교 농장의 수확물을 팔아 그 수입으로 석비를 건립하고자 하였으나 돈이 부족하자 그도 돈을 내놓았다. 그래도 부족하자 이전부터 마스도미 씨 부인과 친교가 있던 손호연(孫戶姸) 시인이 그 이야기를 듣고, 동경의 데루코 부인에게 편지를 보내자, 데루꼬씨가 5만원을 보내왔다. 다음 문제는 석비의 표제였다.

정성택교장은 표제를 <枡富先生敎育功勞碑>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친구는 석비에 이렇게 새기면 누군가가 석비를 부술 것임으로 <學校設立記念碑>라 기록하라고 하였고, 뒤에는 학교 설립의 역사를 기록하였다. “부안국민학교는 1912년 마스토미 야스자에몽(枡富安左衛門)이 설립한 흥덕학당에서 비롯한다. 마스토미 씨는 이 지방의 문화발전을 위해1917년 오산교회와 1918년 오산고등학당을 세우니 이것이 곧 고창중고등학교의 시초이다. 흥덕학당은 1919년 사립 오산보통학교로, 1923년에는 공립학교로 이관되고, 1945년 조국 광복 이후 더욱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비를 세우고 교직을 떠나다

마스도미 씨의 기일인 1970년 11월 6일 부안국민학교 교정에서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식전 조상항(趙尙亢)씨가 축사하였다. 1915년 그는 항일독립투쟁에 참여했다가 포로가 되어 나가사키 형무소에서 7년간 복역한 후, 조선으로 돌아와 마스도미 씨의 농장에서 기독교 전도와 교육사업을 이어 받았던 인물이었다. 제막식은 무사히 마쳤으나, 그 후 학교 직원의 일부가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정 교장은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라는 말이 있다. 언제까지 일본에 대한 적대감정을 계속 갖고 있을 것입니까? 그리고 그렇게 가지고 있어봤자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국제친선과 인류의 공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이상적인 교육목표가 아닙니까? 적대적 감정의 불은 이제 꺼도 됩니다. 아니 이제는 꺼야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해 후 그는 교직을 떠났다. 아직도 부안국민학교에는 개교할 때 심은 아카시아가 거목이 되어 아이들의 그늘이 되었다. 부안초등학교 교정의 비에는 마스도미씨의 말이 이렇게 새겨져 있다. “나의 사명은 한국민의 정신계발이요 나의 모든 것은 오직 이를 위해 있을 뿐이다.”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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