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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사설 필사본이 완질로 발견되다
편집자 기자 / 입력 : 2020년 10월 05일(월) 02:3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이만우 | ()동리문화사업회 이사장

 

지난 92일 고창군 고수면 박종욱씨 댁에서 동리 신재효 선생이 쓰신 사설집의 필사본이 완질로 발견되었다. 거의 1906년경 무렵에 필사한 것으로 보이는 이 필사본이 100여 년을 지나 거의 완벽한 상태로 우리 앞에 놓이게 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선대들의 뜻에 따라 잘 보관하였다가 선뜻 고창판소리박물관에 위탁관리를 맡긴 소장자,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보관해 온 박씨문중께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한 요즘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조선시대 최첨단의 화약무기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이 출토된데 이어, 이번 발견된 동리선생의 사설집도 국내외 학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10년 전 ()고창문화연구회에서는 우리 고장의 대표적인 향토사가인 이기화 전 고창문화원장을 모시고, 동리 신재효 관련 구술 증언을 책으로 펴낸바 있어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신재효 판소리 사설의 기층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그의 불출세의 짙은 한으로부터 해방감을 위한 서민대중의 애환을 푸는데 뜻이 깔려 있다고 하였다. 그는 판소리를 통해서 서민의 진실을 대변하려 한 점이 기본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쌓았으며, 억압된 서민대중의 불만이 판소리로 피어나고 그것은 새로운 여명에 발돋움이요 몸부림이었다. 신재효는 그의 판소리 작품형상에 있어 매우 합리적인 사실적인 수법의 위대한 작가였다.

퇴별가에서 백성들의 삶의 절규를 호소하고, 흥부가에서 지배층의 부패성을 고발하고, 춘향가에서 서민사랑의 승리를 규명하고, 심청가에서 선행의 해피엔딩을 강조하고, 적벽가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확인하고, 변강쇠전에서 성의 신성함을 평가했다.

그는 자주적이며 반항적인 서민들의 한을 그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판소리 사설을 통해 예리하게 파헤쳤다. 그는 계급타파와 인간의 평등한 원칙을 통해 서민사회를 이해하고 호흡하였다. 그는 조선조 말기 정치현실과 관리들의 부패상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비판적 관점에서 판소리사설을 통해 사실적으로 표출시켰다.”

이렇듯 이번에 발견된 사설집은 오랜 세월동안 고창인들의 꾸준한 관심과 학자들의 끈질긴 집념도 높이 평가해야 될 것 같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동리 신재효 선생은 전해오는 판소리 열두바탕 중 여섯 작품을 개작하여 우리에게 전해 주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19세기 말의 판소리 사설 형태를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변강쇠가는 선생이 개작하여 남겨 준 필사본이 유일한 것이어서, 개작한 필사본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작품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개작이 이뤄지지 않은 여섯 작품은 전승되지 않아 판소리로서의 실상을 알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선생은 여섯 작품을 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단형 판소리인 오섬가와 광대가, 치산가, 도리화가 등의 작품을 직접 창작하여 판소리의 영역을 넓히는 노력을 하였다.

신재효 선생은 개작한 여섯 작품과 창작한 작품, 그리고 그 이전부터 전승되던 단가 등을 일일이 작성하여 후세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겨주셨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이 되자, 후손들은 원본을 다시 필사하여 그 마멸을 대비하였다. 그 때 필사한 것들로는 원본과 같이 한글로 쓴 것과 정확한 이해를 위하여 국한문 혼용으로 쓴 두 가지가 있었다. 이렇게 하여 이른바 성두본과 읍내본 등이 만들어졌는데, 신재효 선생이 직접 만든 원본은 그 소재를 알 수 없게 되었으니, 그나마 필사본이 남게 된 것은 천행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재효 선생의 사설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학문적으로 고찰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이후이지만, 그 전에도 이미 고창에서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인식하고 전승을 위하여 필사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번에 발견된 소위 청계본1900년대 초기에 삼농당 박경림 선생이 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이병기 선생이 필사한 가람본과 강한영 선생이 필사한 새터본, 그리고 북으로 넘어간 김삼불이 필사한 김삼불본 등은 필사본들을 보고 발행한 것이며, 이것들은 모두 1940년대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의 발견을 계기로 덕동본과 흥덕본도 온전한 모습으로 발굴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은 일제강점과 6·25, 그리고 농촌의 피폐한 경제 사정으로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험난한 세월을 지나면서 고수의 청계본이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된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필사본의 연구를 통하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사설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전승되었는가를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1900년대 초기의 언어 사용 방식과 판소리를 수용하는 선인들의 태도 등도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신재효 선생이 고창을 판소리의 성지로 만들었다는 구체적 실증자료가 확인되었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동초 김연수 명창이 이 사설을 참고하면서 동초제 판소리를 만든 것과 같이, 신재효 선생의 사설은 앞으로의 판소리 발전에도 항상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이 소중한 자료를 잘 간수하여 빛을 볼 수 있게 해주신 박종욱 소장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잠자고 있는 자료를 눈을 뜨게 한 김종철 교수, 이병렬 박사, 박종은 고창예총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편집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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