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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엿보는 그들의 책읽는 소리, 곡성 죽곡열린농민도서관
고창(高唱), 책읽는 소리를 찾아 ⑦
이대건(고창책마을 기자 / 입력 : 2012년 09월 11일(화)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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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누구든 자신과 세상 사이 관계맺기를 튼실하게 만드는 소리이다. 해피데이고창은 고창책마을과 함께 책과 독서의 공간을 찾아, 책·사람·책읽는 공간의 이야기를 지상 중계한다.

   

귀곡성(鬼哭聲)의 곡성이 아니라, 전남 곡성 | 방학이 끝나면서 학교 도서관도 천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학교 공간 곳곳이 천천히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역시 학교는 웅성웅성, 북적북적, 와글와글, 해야 학교다. 조용히 책 읽는 공간,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때에 따라서는 책속에 활자로 납작하게 ‘억눌린’ 소리들이 도저히 못 참겠다, 활개를 치고 터져 나오기도 하고(물론 아이들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따라 읽는 소리를 통해서다), 제 몸 만한 그림책을 끼고 뒹굴기도 하고, 아직 방학습관이 몸에 밴 아이들은 책을 펴고 졸음에 못 이겨, 꾸벅꾸벅 졸기도 하는 풍경. 아직 본격적으로 몸을 풀고 제 역할을 시작하기 전, 우리 고장의 학교 도서관 대신, 의미 있는 다른 지역의 도서관을 찾았다. 고창이 아니라, 이번에는 곡성이다. 고창을 ‘책 읽는 소리 드높은(高唱)’으로 풀었으니, 곡성도 소리로 읽힌다. 그런데, 귀곡성(鬼哭聲)의 곡성이 아니라, 전남 곡성이다. 곡성 죽곡면의 열린농민도서관이다(앞으로 열린도서관).

시, 너와 함께 살아온 지 몇 해이던고 | 열린도서관의 정체를 알게 된 계기가 있다. 도서관에서 여는 인문학강좌를 통해서다. 열린도서관에서는 여름 겨울 농한기 때 도서관 인문학 프로그램을 연다. 혹자는 전국 최초로 농민인문학 강좌를 열었다고 칭찬하기도 한다. 3년 전부터 시작한 인문학강좌는 올 여름엔 ‘농민과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6월말부터 7월말까지 여섯 차례 열렸다. 백현기, 안도현, 강위원, 기덕문, 배병삼, 김선동 같은 이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정체를 알 수 있는 ‘전국적인’ 인물부터, 지역에서 공동체운동을 하는 ‘곡성적인’ 인물까지 등장인물의 면면도 다채롭다. 강좌를 소개하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올해로 3년째 농민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공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일’이라고 한다. 농촌살이는 그 자체가 ‘일’이다. 완벽히 낯익은 언어다, ‘일’.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숨쉬고 먹는 것부터 본격 농사까지 일 아닌 것이 없다. 이 때의 일이란 노동만이 아니다, 놀이, 휴식, 섭생 같은 살림살이 전부를 말한다. 그러니, 공부는 어떻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공부 또한 ‘일이다!’ 하는 일종의 선언으로 읽힌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하는 일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결론 하나가 풀어졌다. 마을시집이 태어난 것이다. 『소, 너를 길러온지 몇해이던고』이다. ‘죽곡마을시집’이라는 작은 설명을 달고 240쪽 남짓한 분량을 한 작은 판형 책이다. 책의 내력에 대해 책을 엮고 제작한 편에서는 2004년 도서관 개관 준비 당시로 이야기를 거슬러 설명한다. 다음카페에 공간을 마련했는데, 한편한편 이야기들 속에 시들이 올라오더라는 것, 그 시편들이 모이고, 마침 인문학강좌에서 백무산 시인을 초대해 시 이야기를 제대로 펼쳐보면서 한권의 시집으로 세상에 선을 보이게된 것. 이 몇 줄의 행간 사이에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죽곡면의 교육과 문화를 기획하는 도서관 | 열린도서관을 설명하는 글귀에 ‘죽곡면의 교육과 문화를 기획하는’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도서관이 작은 공동체의 중심에 있다는 설명일 테다. 책, 도서관, 사람, 이야기는 자연스레 교육과 문화로 확장한다. 열린도서관은 2004년 8월 마을주민들이 소소한 자치공간을 만들고자 문을 열었다고 한다. 작은도서관으로 일정한 활동을 인정받아 2006년 ‘희망의 작은도서관’ 공모에 선정되어, 새 집을 갖게 된다.

교육과 문화를 기획, 하는 도서관과 함께 스스로 붙인 다른 수식어가 있다. ‘마을민주주의의 실천’이라는 설명이다. 열린도서관의 활동으로 그 정체를 알 수 있을까? 도서관은 24시간 자율개방이라는 형태로 운영한다. 늘, 문이 열려있다는 것은 늘, 여기서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과 시간, 사람 모두가 열린 형태라는 것.

앞에 길게 이야기한 농민인문학강좌다.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라, 바로 우리 농민의 삶을 저 근본부터 살펴보자는 ‘일삼아 하는 공부’다. 또한 농촌에서 ‘희귀종’이 되어가는 청소년들의 생활을 지원한다. 문화감성을 충전하도록 하는 것. 더불어 영화와 미술, 음악이라는 예술 친구되기다. 그리고 한권의 책으로 엮어냈던 ‘시 짓는 마을’, 게다가 도서관은 보성강, 섬진강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몸 누일 공간을 열어주시고 한다. 여행자들의 사랑방이다. 열린도서관은 2000명 죽곡면의 14개 단체 대표가 운영위원이다. 여기서 운영, 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찾아가고 있다.

   


부산에서 곡성 죽곡면까지 이야기를 몰고 나타난 | 이 모든 일들의 바탕에 한 사람이 있다. 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는 김재형 씨다. 그는 고창인문학강좌에 초대되어 지난 겨울 고창을 찾은 적 있는 이다. (죽곡의 농민인문학강좌 못지않은 지역의 인문학강좌가 우리 고창에도 있다. 다음카페에서 ‘고창인문학강좌’를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그는 부산태생이다. 연고가 전혀 없는 죽곡에 자리잡고 도서관이며, 농민인문학강좌를 시작한 장본인이다. 그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아침 6시15분부터 7시57분까지 인기 시사라디오 방송)’에 초대손님으로 등장한다. 조금 어눌한 듯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시집의 우여곡절, 도서관의 우여곡절과 재미를 전국에 퍼트리기도 했다. 그에게서 엿보는 삶의 노하우 역시, 공부다. 공부가 그의 삶을, 그를 둘러싼 농촌의 삶을 어떻게 바꿔왔고 바꾸어갈지 보여주고 있다. 그가 말한다.

“…이 공부를 10년만 할 수 있으면 아마 그때 죽곡은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일어나 있을 겁니다. 그 변화가 어떤 의미를 가질 지 지금 다 알 수 없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10년을 보낸 것과 공부하면서 10년을 보낸 차이가 있을 겁니다. 농민에게서 희망의 싹이 움트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희망은 없습니다. 그 희망의 싹을 같이 키우고 물주고 보살피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므로 희망은, 공부를 통해서다. 도서관에서다.
이대건(고창책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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