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오피니언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치마속 조선사
박생과 메주 산호주Ⅱ
손을주 기자 / 입력 : 2010년 04월 19일(월) 10:5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스무 살 되던 봄이었다. 우선 찾아간 곳이 평양 성내였다. 봄이라 하나 우수가 엊그제요, 경칩이 아직 열흘이나 뒤에 있으니 능라도의 수양버들도 말뿐이요, 대동강 가에 아직 얼음이 남아 있었다.
 박생은 영명사를 찾아 방 한 칸을 빌려서 며칠 동안 묵어가기로 했다. 등 너머 기자묘 숲이 깊어서 좋았고, 눈앞 청류벽이 빈듯이 용강수에 비쳐 청아한 기분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그는 벗 하나 없는 평양 성내 한 끝에 와서 아침저녘으로 법당에서 흘러나오는 염불 소리에 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이 무렵 평양 산호주라 하는 기생 하나가 살고 있었다. 대개 유명한 기생은 얼굴이 예쁘고 춤 잘 추고 소리 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산호주는 얼굴이 박색이요, 소리 한 마디 춤 한 거리 출 줄을 모르는 기생이었다.
 화류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신기하다고 만나는 손님마다 빈정대기 일쑤요, 산호주가 아니라 메주라고 놀려대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사나이들은 좀 색다른 것을 좋아하는 탓인지 관가에서 연회가 있거나 내로라하는 풍류객들은 선유가 있을 때에는 성내 일류 명기라 불리는 기생의 한 끝에 반드시 산호주의 얼굴이 있었다.
 그러나 손님 앞에 나왔다 해도 애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말도 묻는 말에나 겨우, 그것도 입속말로 대답하는 정도로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꾸어 온 보릿자루 같으니.”
좌석에서 이런 꾸지람을 듣기도 했으나 산호주는 들은 체 만 체 술만 부어주곤 했다. 혹시 취객들이“대체 기생이란 뭘 하는 거냐?”하고 따지면“네, 손님네 풍류를 도와드리는 노리갯감이겠지요.”라며 태연히 받아넘겼다.
 “그렇게 잘 아는 네가 소리 한마디 춤 한 거리 추지 아니하니 그래도 흥을 돋운다는 거냐?”
 “네, 꽃을 보시지요. 아름다운 꽃송이도 좋지만 시들어진 떡잎이 한몫 끼어야 경개가 더하지 않습니까?”
 마치“나는 떡잎이오.”하는 태도였다. 그러니 자연 산호주는 어느 좌석이든 손님 측의 한 사람 곁으로 반드시 끼게 되고 세월이 흘러가는 것과 정비례로 이름이 높아갔다.

손을주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고창농협, 상임이사 선출과 조합장 사퇴—조합 내 갈등, 어디
“2026 고창군수 선거, 누가 도전에 나서는가”
[인터뷰] 고창군장애인체육회 홍기문 사무국장
한국국악협회 고창지부, 새 지부장 임병대 무투표 당선
고창미래교육센터, 160억 규모 교육혁신의 첫걸음 내딛다
정읍시, 초고압 송전선로 전면 반대 선언…“정읍을 포위하는
정읍·고창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마무리…7개 금고 새 이사
국립정읍숲체원, 전북 산림복지의 새 지평을 열다
고창군, (구)삼양염업사 재생사업 속도 낸다
고창군, 드론통합지원센터 건립…주민과 공감대 형성
최신뉴스
별 보며 마음을 잇다…정읍교육지원청, 다문화가족 과학·생  
정읍 초·중 육상대회…한솔초·정읍초·배영중 종합우승  
정읍교육지원청, 개념기반 탐구수업 연수 실시  
정읍 고1 학생 50명, 파리·런던서 진로탐색 해외문화탐  
정읍영재교육원, 올해 첫 학부모 공개수업 운영  
군정 성과 되짚고 향후 과제 짚는다…고창군의회 정례회 개  
“입지선정, 주민 동의는 없었다”…신장성~신정읍 송전선로  
역사와 삶이 교차하는 도시 정읍, 다섯 가지 얼굴로 미래  
김치로 다시 짓는 고창의 식품지도  
고창 선운미디어갤러리, 개관 두 달 만에 5천명 발길  
제52회 고창모양성제 준비 본격화…대행사 선정 마쳐  
고창 청소년 20명, 고향사랑기부로 세계를 경험하다  
흥덕·성내, 300억원 농촌재생 본격화…고창 북부권 새  
고창 해풍 고춧가루, 김치산업 ‘기능성 원료’로 입증 나  
고창에서 인천공항까지 직행…주민 숙원 풀어낸 ‘적극행정’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