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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장 유점동 전 고창전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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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참 한심하게 돌아간다. 술주정이 심하다는 이유로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여 비닐봉지에 싸서 장롱 속에 넣어두고 행방을 감춘 뒤 19개월 만에야 친척이 발견한 엽기적 사건이 TV전파를 탔다.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것도 기가 막히는 폐륜이지만,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 긴 세월을 옆집에서조차 알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무정과 무관심의 극치를 보는듯하여 서러워 진다.
거기에다가 4억 명품녀, 성 추행범, 살인, 강도, 연예인들의 도박과 마약에 확인되지 않은 너절한 루머까지, 사회면을 도배하는 추악한 뉴스들은 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당리당략에 몰입된 몰염치 정치인, 이익을 위해서는 마누라도 팔아먹을 졸부들, 자신의 딸을 특별체용하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한 얼굴 두꺼운 전 외교부장관을 비롯한 비리 공직자들, 예와 염치를 잃어버린 그들은 또 어찌해야 하는가?
공자사상의 중심은 인(仁)에 있는바, 극기복례(克己復禮)라 하여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禮)에 따르는 삶이 곧 인(仁)”이라 했고, 그 사상은 단지 도덕적 규범뿐만이 아니라 사회질서를 회복하는 정치사상으로 자리매김 됐다. 그러나 공자의 위대한 사상도 극도로 타락해버린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물질적 풍요로움에 반하여 정신적 피폐는 더욱 심해져서, 이와 같은 괴리를 메우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소외감 내지는 절망에 빠져 버린다. 이런 정신의 피폐와 황량함은 온갖 정신적 질병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그중에서 의욕저하와 우울 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우울장애는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게 되었는데, 인지 및 정신 신체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어려운 질병이다. 평생 유병 율이 15%, 특히 여자에게는 25%정도인 이 병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상당부분 호전될 수 있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방치하는 우를 범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의 삶에 악성종양 같은 사회현상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인(仁)과 의(義)와 예(禮)를 바탕으로 하는 도덕의 타락, 그리고 지나친 욕심과 집착(執着)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적정선상의 집착은 희망과도 통하여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지나친 집착은 자신을 얽는 쇠사슬이 되기도 한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인간의 삶은 끝없는 변화 속에 많은 굴곡을 넘어야 하며, 그 굴곡 속에서 인연이 다하면 집착을 놓아야하는 것으로 아무리 은애(恩愛)하는 부모님도 늙어 돌아가시면 잊어야하고, 죽고 못 살던 애인이라도 떠나려하면 미련 없이 보내주는 것이 바른 길이다.
그러나 또 한 끗 그렇다. 잘되려고도 하지 않고 무엇인가 가지려 하지도 않으며 여망조차도 없다면 발전도 없고, 삶 자체가 너무 무의미하지 않을까? 그래서 어느 누구도 집착을 버리려 하지 않고 놓아야하는 이유자체도 모르고 산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천변만화하는 세상 속에서 지나친 집착은 아집(我執)으로 흐르므로, 소망을 넘어선 아집의 질곡(桎梏)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말미암아 정의롭고 완성된 사회건설에 일조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로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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