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가 지난해 말 발생한 염산 누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화학물질 안전관리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시는 4월15일 정읍시청 중회의실에서 ‘정읍시화학물질안전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지역 내 화학사고 예방 대책과 관리 실태를 종합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유호연 정읍시 부시장이 위원장을 맡아 주재했으며, 전북지방환경청과 정읍시의회, 정읍소방서, 화학·환경·보건 분야 전문가, 시민단체 등 관계 위원들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관한 정책 심의 및 자문을 위한 공식기구로, 시는 이번 회의를 통해 지역 화학물질 사고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의 중심 의제는 지난해 12월 북면 제3산업단지 내 한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발생한 염산 누출 사고였다. 당시 약 9톤의 염산이 누출돼 인근 장학천으로 유입됐고, 사고 직후 정읍시는 염산이 동진강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1.7킬로미터 구간에 방제둑 4곳을 긴급 설치하고, 오염된 폐수 1117톤을 3일간 수거·처리했다. 조기 대응을 통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역사회와 환경에 미친 영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정읍시는 사고 직후인 올해 1월, 지역 내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14곳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누출·유출 감지 경보 설비의 설치 여부와 시설 관리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는 등 후속 조치를 완료했다. 환경 당국의 오염도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장학천의 퇴적토를 분석한 결과, 염산은 화학적으로 중화되어 안정화된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정읍시는 장기적 환경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장학천 내 어류 생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실질적 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적 제언도 나왔다. 사고 발생 시 주민 대피를 위한 교육 강화, 유해화학사고 대응체계의 정비, 행동조치 매뉴얼 보완 등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필요성이 강조됐다. 위원들은 유관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와 민관 협력체계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유호연 정읍시 부시장은 “화학물질안전관리위원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지역의 화학물질 안전 정책을 점검하고, 사고 예방과 신속한 대응 역량을 강화해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정읍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읍시는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 중심의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감시 및 교육 활동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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