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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이 국가사업으로 추진 중인 슬라럼 경기장 유치전에 나서며,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던 카누가 지역 체육계의 중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카누연맹의 새 수장 유승호 회장은 고창 슬라럼 유치를 계기로 올림픽 유치까지 염두에 둔 도약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밝혔다.
슬라럼 유치, 전북 체육의 새로운 전환점
5월8일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개최된 전북특별자치도카누연맹 제15·16대 회장 이·취임식은 단순한 조직 내부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취임한 유승호 신임 회장은 전북 카누의 지형을 바꾸는 중대한 기점으로 ‘고창 슬라럼 경기장 유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고창군은 현재 슬라럼 경기장 유치를 두고 울산광역시, 충남 부여군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국가공모사업에 응모한 상태다. 사업비는 약 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유치는 해당 지역 체육 인프라뿐 아니라 지역 관광, 교육, 청소년 체육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전국 지자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유 회장은 “고창은 슬라럼에 적합한 물길과 자연지형, 관광자원, 교통 접근성을 두루 갖춘 최적의 후보지”라며 “경기장 유치는 전북의 체육 기반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하계올림픽 유치까지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이 주도할 때”…종목 단체와 정부 설득 관건
슬라럼은 급류 속에서 카약이나 카누를 타고 설치된 게이트를 통과하는 고난도 종목으로, 자연 지형과 수로의 조건이 경기 질을 좌우한다. 국제 카누연맹(ICF)은 이러한 경기장을 주요 국제대회의 필수조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는 이미 전문 경기장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문체부와 기재부는 사업 추진에 있어 “종목 단체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카누연맹의 입지가 유치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 회장은 “전북이 주도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공론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관건”이라며 “종목 단체뿐 아니라 지역 체육계, 교육계, 정치권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비인기 종목의 반전 가능성…“고창에서 시작하겠다”
카누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총 16개의 메달이 걸려 있는 전략 종목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인프라, 인식, 지원 모두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슬라럼은 훈련장이 거의 없어 선수들이 자체 훈련조차 어렵다는 실정이다.
유 회장은 “학교체육, 실업팀, 사회체육 모두 기반이 약하다”며 “전북에서라도 인프라를 구축하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창 슬라럼 경기장이 들어선다면, 청소년과 지역 선수들이 실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되어 국제무대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체육 생태계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스포츠 교육과 산업, 지역경제에도 유의미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출신 회장의 진심…“영달 아닌 헌신으로”
유승호 회장은 고창 출신으로 현재 고창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북체육회 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평소 지역 체육 활성화와 청소년 스포츠 지원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취임도 개인의 명예가 아닌 “전북 카누를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며 가족에게 너무 소홀했다. 지금부터는 지역 체육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더 진심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행사장에서 자녀와 아내, 아버지를 향한 감사와 미안함을 담은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유 회장은 회장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전북 체육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실천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겠다”며 “결과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의 체육행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림픽도 시야에…“전북에서 세계로”
전북은 최근 대한민국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지로 결정되며 본격적인 국제 유치전을 앞두고 있다. 유승호 회장은 “올림픽 유치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전북의 체육, 문화, 관광, 경제가 융합되는 구조적 도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정국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분위기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우리는 다시 그 불씨를 살릴 준비가 되어 있다”며 “전북이 중심이 되어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포츠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말미, 유 회장은 참석자들과 함께 “전북특별자치도 카누연맹, 힘내라!”를 외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고창에서 출발한 물길이 전북을 넘고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집단적 의지이자, 유 회장이 체육인으로서 그리고 지역인으로서 감당하고자 하는 책임의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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