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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천을 따라 흐르는 물길은 수백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삼태마을숲의 생명줄이었다. 왕버들 노거수들이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고창 삼태마을숲은 6월26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로써 고창의 자연과 전통이 전국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마을 사람들의 지혜와 풍수 신앙이 깃든 이 숲은 단순한 나무 군락을 넘어 고창의 생태와 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상징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삼태천과 함께한 800미터의 시간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삼태마을 앞을 지나는 삼태천은 마을숲과 늘 함께였다. 길이 약 800미터에 달하는 이 전통 마을숲은 농경지와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빚어낸다. 삼태천이 때로는 범람하며 마을을 위협할 때도 있었지만, 숲은 호안림과 방풍림 역할을 하며 200년 넘게 재해로부터 마을을 지켜왔다.
삼태마을숲은 국내 최대 왕버들 군락지로 평가된다. 현재 왕버들 노거수 95그루를 포함해 총 224그루의 대형목이 자라고 있다. 안정적인 생태환경 덕분에 왕버들뿐 아니라 다양한 수종이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숲의 생태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문헌 속 삼태마을숲, 공동체 신화로 전해지다
고창군이 밝힌 바에 따르면, 삼태마을숲은 19세기에 제작된 ‘전라도무장현도’에도 등장할 만큼 유서 깊다. 이 숲을 두고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마을의 지리와 풍수에 대한 주민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배 형상의 마을이 삼태천의 물길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배를 묶는 말뚝’으로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는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마을을 보전하려는 공동체의 비보(裨補) 신앙이 현실에 뿌리내린 증거다.
삼태마을숲은 자연유산을 넘어 역사·문화적 의미까지 함께 품고 있다. 숲은 곧 마을이었고, 주민들에게는 마음을 모으고 재해를 막는 안전망이자 신앙의 공간이었다.
심덕섭 군수 “고창의 자부심, 체계적 보존에 최선”
고창군은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해 그동안 학술조사와 자료보고서 작성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마을 공동체와의 협력도 핵심 축이었다. 숲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주민 스스로가 지킴이가 되도록 한 점이 이번 성과의 밑바탕이 됐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삼태마을숲은 고창의 자연과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는 군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으로서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창군은 앞으로 주민과 함께 삼태마을숲을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교육·문화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주민 스스로의 보전 활동과 행정의 학술적 관리가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추진 과정은 더욱 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숲이 지켜온 마을, 마을이 지켜갈 숲
삼태마을숲의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는 고창이 오랜 세월 간직해온 자연과 역사 자산이 국가 차원에서 공인받은 의미있는 결실이다. 삼태천을 따라 이어진 생명의 숲은 단지 풍경으로 머물지 않고 지역 공동체의 기억과 지혜, 후손의 자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숲이 지켜온 마을은 이제 마을이 지켜갈 숲으로 이어진다. 고창 삼태마을숲은 그렇게 사람과 시간, 자연이 함께 이어온 고창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증명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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