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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문화유산이 책 속이 아닌 길 위에서 다시 살아난다. 고창문화원이 부설 ‘고창문화유산탐방학교’를 개설하고, 군민과 함께 고창의 문화와 자연을 걷고 배우는 탐방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운곡람사르습지와 고창고인돌유적지 등 고창을 대표하는 생태·역사 자산을 현장 체험과 해설로 풀어내며,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더하는 살아 있는 문화학교가 시작됐다.
고창문화원(원장 이현곤)은 6월19일 부설 고창문화유산탐방학교의 첫 사전 모임을 열고 정기 운영에 들어갔다. 군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족 동호회 형태로, 고창의 문화유산을 직접 걷고 배우며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운영은 월 2회, 둘째·넷째 주 토요일 오전 9시 고창문화원에서 집결해 사전 통보된 유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탐방학교의 첫 여정은 6월28일 운곡람사르습지에서 시작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운곡습지 북부 주차장에서 출발해 용계리 청자 가마터와 습지 생태환경을 살피며, 해설이 곁들여진 도보 탐방을 통해 천이 과정과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은 홍보관 관람까지 이어졌으며, 고창운곡습지의 전반적인 생태문화 체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두 번째 탐방은 7월12일 세계문화유산인 고창고인돌유적지에서 진행됐다. 한반도 거석문화의 중심지로 꼽히는 고창고인돌은 다양한 형식의 고인돌 군락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이날 탐방에선 현장 해설을 통해 고인돌의 구조와 기능, 역사적 배경까지 폭넓게 조명됐다. 아울러 백제시대 서산산성이 있었던 성틀봉 일원도 함께 둘러보며, 고창의 고대 문화지형을 현장에서 체험했다.
고창문화원은 탐방학교를 단순한 문화해설 프로그램이 아닌, 군민들이 고창의 유산을 스스로 익히고 전파하는 ‘문화 주체’로 서는 계기로 삼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와 지역 정체성 강화를 위해 생활 밀착형 체험과 해설, 걷기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지역 내 문화 소통 구조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향후 다양한 유적지와 계절별 문화자산을 연계한 탐방 일정이 예고돼 있으며, 참여 방식은 누구나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이현곤 고창문화원장은 “고창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직접 걸으며 배우고 나누는 탐방학교가 군민 삶 속으로 더 가까이 들어가기를 바란다”며 “고창군민과 문화가족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탐방학교의 발걸음은 고창의 정체성을 현재에 다시 새기는 문화 실천이다. 해설과 체험이 결합된 이 과정은 지역문화에 대한 체계적 이해와 자발적 관심을 이끄는 입체적 구조로, 향후 지역 유산 보호와 문화공동체 형성의 실질적 토대로 확장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고창문화원이 이끄는 지역유산 탐방의 흐름이 생활 속 문화교육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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