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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고창의 청소년들이 지구 반대편으로 떠났다. 그들이 향한 곳은 교과서 속 인물이 머물렀던 명문대학의 강의실과 인류 역사와 민주주의의 발자취가 남은 미국·캐나다의 현장이었다. 고창교육지원청과 고창군청이 공동 지원한 ‘2025 글로벌 역사문화탐방’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청소년들에게 실제 세계를 눈으로 확인하고 진로와 삶의 방향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했다.
북미 교육현장을 가다, 8박10일의 여정
고창교육지원청(교육장 한숙경)은 지난 7월11일부터 20일까지 8박10일간 고창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 35명과 인솔교사 3명, 교육청 관계자 2명 등 총 40명이 참여한 ‘2025 글로벌 역사문화탐방’을 진행했다. 이번 탐방은 고창군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고창교육지원청이 주관했으며, 참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글로벌 교육 경험과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탐방단은 미국 워싱턴디시(D.C.)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뉴욕·보스턴 등 미국 동부 주요 도시를 거쳐 캐나다 나이아가라폭포와 토론토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하버드대학교,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엠아이티), 프린스턴대학교, 예일대학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등을 방문했으며, 북미 사회의 문화와 교육 환경을 다각도로 체험했다.
현지 재학생과의 대화…대학이 가까워졌다
탐방 일정 중 프린스턴대학교와 예일대학교에서는 해당 대학 재학생이 직접 캠퍼스 투어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각 대학의 역사적 공간과 대표적인 학습·생활시설을 둘러보았고,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입학 동기와 대학 생활, 공부 방식 등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고창 학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명문대 진학이라는 목표가 단지 이상적 꿈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실존하는 공간에서 또래 선배와 나눈 진솔한 대화는 참가자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지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교과서 속 대학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참가자의 말은,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단순한 방문이 아닌 내면의 변화였음을 방증한다.
하버드와 MIT에서 만난 한국인 멘토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는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이 고창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강은 ▲미국 대학의 교육 환경 ▲글로벌 인재 성장 전략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성 등을 주제로 구성되었고, 이어진 멘토링 시간에는 진학 준비, 전공 선택, 공부 습관 등에 대한 실제적 조언이 오갔다.
특히 하버드와 엠아이티라는 상징성 높은 공간에서 한국인 선배와의 만남은 고창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롤모델 경험이 되었으며, 멘토들의 진지하고 현실적인 조언은 각자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참가 학생들은 “글로벌 진로계획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험’으로 확장된 교육의 장
이번 프로그램은 현장 중심의 경험 학습이라는 점에서 형식적인 연수가 아니라 ‘교육의 확장’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고창교육지원청은 이번 연수를 통해 학생들이 넓은 세상 속에서 각자의 꿈을 자각하고, 미래에 대한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숙경 고창교육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역사문화탐방을 통해 도전정신과 글로벌 의식을 함양했기를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모든 참가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아와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수가 가능하도록 적극 협조해주신 고창군청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고창교육지원청과 고창군청은 앞으로도 글로벌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협력으로 만든 교육, 세계를 품다
이번 글로벌 역사문화탐방은 단기적 효과를 넘어, 지역 교육의 구조적 가능성을 드러낸 사례다. 고창이라는 지역 단위에서 글로벌 감각을 갖춘 교육 프로그램이 실현되었다는 점에서, 지방교육의 확장성과 행정·교육의 협업 모델로도 주목된다. 또한 고창군청의 예산 지원과 교육지원청의 주도적 기획이 맞물리며 행정과 교육의 유기적 연계를 실증한 사례로, 향후 유사 프로그램의 지속과 정착 가능성을 확보한 셈이다.
세계를 만난 열흘의 여정이 끝나고, 학생들은 다시 고창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눈에 담긴 풍경과 마음에 남은 질문은 그들의 일상과 배움 속에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고창의 교실과 멘토의 강의실, 미국 동부의 캠퍼스와 나이아가라의 물보라까지―이번 탐방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이 맞닿은 살아 있는 교육현장이었다. 세계를 마주한 이 경험은 학생들 각자의 길 위에서 더 넓은 시야와 깊은 물음을 안겨주었고, 그 모든 순간은 분명 성장의 발판이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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