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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공감능력①
나카무라 기자 / 입력 : 2010년 12월 06일(월) 14:4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현재 고창군은 귀농·귀촌인 뿐만 아니라, 결혼이주민·이주노동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귀농·귀촌인 탐방 꼭지인 김동환 시민기자의 ‘다시 희망을 찾는 사람들’과 더불어 신설꼭지인 ‘나카무라 상의 고창살이’를 격주로 번갈아가며 연재한다. 나카무라 에미코 씨는 현재 고창읍에 살고 있다. <편집자 주>

 나는 한국에 시집 온지 십년이 넘은 일본인이다. 신랑과 시댁을 잘 만나서 나의 한국생활이 특히 힘든 것은 없었다. 아니다. 없었다고 하기보다도 잊어 버렸다. 당연히 부부싸움도 했다. 시댁일 때문에 화가 나는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외국인이니까 힘든 것이 아니라 결혼하면 누구나 일어나는 시댁과의 일이다. 만약에 내가 일본에서 시집가도 마찬가질 것이다. 친구와 수다 떨면 해소할 수도 있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의 일이었다. 여자는 매일 가사(家事)나 일 때문에 바쁘다. 지난 일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후회하고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일본사람은 속으로 화내도 얼굴은 웃고 있는 사람이다. 속을 알 수가 없다고 믿고 있는 한국 사람이 많이 있다. 나에게 있어 이런 말은 천만의 말씀이다. 일본사람도 똑같은 사람이다. 화날 때는 화가 난다. 단지 일본인들이 화내지 말아야 한다는 자제심이 강할 뿐이다. 그 대신 폭발할 때는 마치 화산처럼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나의 경우 일본인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아이는 아들 둘에 딸이 한 명 있다. 아이들이 다 건강하고 성격이 명랑하며 사람들을 좋아한다. 언어에 있어 한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모국어로서 한국어를 잘한다. 그리고 엄마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일본어도 할 줄 안다.

 내가 대학교에서 일본어 강사를 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 호의적인 한국 분을 많이 만났다. 한국 친구가 항상 생기고, 나의 한국생활은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내가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사귀고 알게 된 이유는 내가 나의 마음속의 감정표현을 잘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본에 있었을 때 “에미꼬는 일본인이 아닌 것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나는 키가 170cm로 일본인으로서는 매우 큰 편에 속한다. 생긴 모습뿐만 아니라 성격도 일본인 같지 않다는 말을 식구와 친구들에게 듣곤 하였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다 말했다. 그 당시 나는 책임이 없는 아가씨 입장에 있었으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사회적인 조화를 한국보다 더 중요시한다. 그래서 그 자리에 분위기를 느끼고 내가 할 말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본사회이고 분위기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봐도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면 속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괜찮지 않은가? 사람 눈치를 보고 사는 사회는 답답하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한국에서의 생활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당연히 사회적인 약속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의 사회적인 약속과 기준이 다르다. 한국에서 지켜야 하고 눈치 봐야 하는 것은 그 자리에 계시는 어르신의 마음이고, 회사 같은 곳에서는 사장 등 상사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것 같다. 내가 그것을 이해할 때까지는 많이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말을 실수하거나 싸워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이 용서를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부분이 일본사회와 다른 점이었다.

 어쨌든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한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할 여지는 한국이 일본보다 많았다. 한국에 시집 온 일본인 며느리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데 이제는 이런 이야기가 가끔 나온다. “이제 난 일본에선 못 살아” 그런데 한국에 시집 온 일본사람들은 원래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그럴 것 같다.
▶다음 호에 계속

나카무라 에미코(中村 惠実子)

나카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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