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사는 강계에 부임하자 강계의 관기들을 모조리 불러들였다. 수백 명 기녀들의 선을 보는 중에 군계일학으로 뛰어난 무운을 발견하고 이 부사의 입이 딱 벌어졌다.
“네 이름이 무엇인고?”
무운은 이마를 조아리며 청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운이로소이다.”
“오호, 가히 경국지색이로고, 네 오늘부터 관가에 들어 나의 수청을 들도록 하라.”
이 부사는 무운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반해 그녀에게 당장 수청을 들라고 했다.
그러나 무운은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군데군데 푸릇푸릇한 상처를 내보이며 말했다.

손은주(작가. 전북 정읍 출생, 전주여고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전공. 현재는 정읍시청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