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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언덕과 바다 사이 길, 그저 맨발로 걸어 봐요
이대건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26일(화) 10:13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
김천일 지음 / 보림 출판사
2008년 출판

고창읍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달리면, 어디랄 것 없이 바다와 만나게 되어요.
책마을(해리면 나성리에 소재하는 필자의 고향마을 ― 편집자 주)에서 자전거를 타면 10분이면 닿는 그 바다, 우리를 감싼 바다는 수만 가지 색 천변만화하는 얼굴을 가졌어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뒤척이며 제 몸 빛깔을 화려하게 치장해요. 노을이 좋은 어스름에 그 바다를 마주하고 서면,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어요. 생동하는 붉은 빛 속에서 몸이나 마음, 정신까지 한거플 새로 태어나는 경험을 하기도 해요(지난 여름 책마을에서 묵어간 서울지역 학교도서관 담당교사모임 선생님들이 그 황홀한 경험을 하고 갔어요. 덕분에 선생님들 사이에서 고창 소문이 많이 났죠).

특히나 명사십리를 두고 광할하게 펼쳐진 갯벌은 뭍이기도 하고 물이기도 해요. 그러니 뭍과 물의 무수한 생명이 기대 사는 공간이랍니다.

구시포에서 동호해수욕장으로 바다를 따라 낸 아스팔트 길을 가다보면 한전시험소를 지나게 된답니다. 거기서부터 왼편으로 바다와 갯벌 풍경이, 오른 쪽으로는 소나무 숲 사이로 모습을 보이다 숨기다 하는 작은 모래언덕을 볼 수 있어요. 사구(砂丘)예요. 방풍림으로 심은 소나무 숲 쪽으로 명사십리 모래 알갱이가 오랜 세월을 두고 스며들어 만든 자연 모래언덕이죠. 이 사구는 다른 고장에서 만나기 힘든 귀한 존재예요. 그러니 우리 자랑이 될만해요. 사구는 그저 옛날 어느 한때 만들어지고 만 것은 아니에요. 바다로부터 불어제끼는 바람 결에 갯벌의 모래 알갱이들이 모이고 흩어지고 하면서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생물(生物)같은 존재랍니다. 시속 1mm 속도로 아주 느리게느리게 살아 움직이는 모래언덕! 그 ‘살아있음’은 바다와 육지가 서로 연결되어야 가능한 거구요. 바다를 젓줄 삼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우리의 사구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아요. 잠시 생장을 멈춘 채로예요. 아스팔트 길 탓이죠. 우리의 편리가 소중한 자원인 사구를 박제로 만들었던 거예요.

잠시 잠들어 있는 우리 고장의 숨은 보배, 사구 이야기가 궁금하거든 보림의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을 펼쳐보세요. 슬쩍 샘이 나기 시작할 거예요. 언젠가 머지않은 미래, 책마을에 아이들이 모이고 그 아이들이 사구와 바다 사이 이어진 맨 땅을 걷게 될 날을 꿈꿔요. 우리 고장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고 움직이면 자연스레 아스팔트 포장이 걷어지겠죠. 그 길을 그저 맨발로 걸어요, 발바닥을 간지르며 모래 알갱이들이 들려주는 바다이야기에 귀 기울여 봐요.

이대건(도서출판 나무늘보 대표)  

이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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