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살며 생각하며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황혼의 삐에로
토장 기자 / 입력 : 2012년 01월 02일(월) 17:16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토장 유점동
(전 고창전화국장)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스 리스먼'은 '고독한 군중'이라는 저서에서, 인간들은 타인에게 관심을 두고 그들로부터 격리되지 않으려 애쓴다고 진단하면서, 겉모습과는 달리 내면적 고립감에 번민하는 군중이 곧 현대인의 자화상이라 했다. 물론 그의 저서가 50년대의 것으로 현재와는 상당한 괴리(乖離)가 존재한다 해도, 상실의 아픔에 고통스러운 지금의 노인세대에게 공감의 진리로 다가온다.

급격하게 닥쳐온 산업화, 도시화, 정보화의 영향은 필연적으로 핵가족을 만들었고, 의학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은 사망 율을 저하시키면서 기대수명을 늘려 황혼기의 삶을 연장시켰으나, 지난세월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들 공부시키며 국가 경제발전에 까지 초석이 되었던 지금의 노인세대는, 먹고사는 일이 최대의 명제였기에 노후를 준비 할 수 없었다.

혹자는 노화를 웰 에이징(Well-Aging)의 긍정적 가치로 남은여생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여건이 좋은  배부른 사람들의 특권일 뿐, 대부분의 노인들은 뼈아픈 상실과 육체의 약화, 사회적 위축을 경험하며 산다.

젊어서는 갈 수 있는 길이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어도, 나이가 들면 길은 한없이 좁아진다. 길은 좁은데 잃어버린 것은 너무도 많다. 딱히 해야 할 일도 없고 친구 불러 한잔하려야 돈도 없다. 날이 갈수록 몸뚱이는 쇠잔해져 정상인 곳을 찾기조차 어려우며, 오손 도손 정다웠던 자식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빈 둥지를 지키는 늙은 부부뿐이다. 부부라도 남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이별이 오면 남은사람은 그때부터 지옥의 고통이 시작된다.

세속의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봐야 어쩐지 불안해서 주도적 역할은 고사하고, 비벼대 참여한 가장자리조차 불편하여 사회공동 주제에서 소외되어 버린다. 말 그대로 '군중속의 고독'이다. 말수는 적어지고, 하느니 혼자서 추억을 관조하며 헛된 망상의 세계에 빠져든다. 어쩌다 눈 비오는 날이면 울어주지 않는 전화가 한없이 원망스럽고 전화를 걸어보려 해도 막상 걸 곳이 마땅치 않다. 한심하다 못해 서러운 일인데 '웰 에이징'을 떠벌인다.

정치인들과 자치단체장들은 선거철만 되면 노인세대의 양산이 불러온 사회적 문제를 쾌도난마(快刀亂麻)로 해결하여, 일시에 이상향의 동산을 건설 할 듯 목에 핏대를 세운다. 그러나 해결의 실마리는커녕 본질의 파악도 하지 못하며, 진심으로 고민하는 것 같지도 않다. 노인 일자리는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려는 지적영역이 아니라, 뜨거운 햇볕아래 잡초를 제거하고 휴지를 줍는 등의 육체적 일 뿐이고, 의료보험도 가장 필요로 하는 치과와 MRI 등은 보험에서 제외되어 있으며, 국민연금은 쥐꼬리고, 평생 모은 작은 금액의 이자로 살아가려해도 실질적 마이너스 금리에, 노인을 위한 특별금리 등 배려함은 전혀 없이 이자에 세금이 붙어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 그래서 노인의 운명은 질곡의 고통이다.

무엇인가 빠져버린 것을 바라보며 사는 인간은 외롭다. 하지만 천차만별의 복잡한 사회에,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본인 몫이다. 주변을 향하여 아무리 눈을 흘기고 원망해봐야 소용없다. 주어진 대로 맞춰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마치 각본대로 움직이는 어릿광대처럼….

토장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고창농협, 상임이사 선출과 조합장 사퇴—조합 내 갈등, 어디
“2026 고창군수 선거, 누가 도전에 나서는가”
고창 선동초등학교 결국 역사 속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의 한계
고창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오는 3월5일 실시
[인터뷰] 고창군장애인체육회 홍기문 사무국장
한국국악협회 고창지부, 새 지부장 임병대 무투표 당선
고창미래교육센터, 160억 규모 교육혁신의 첫걸음 내딛다
정읍·고창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마무리…7개 금고 새 이사
정읍시, 초고압 송전선로 전면 반대 선언…“정읍을 포위하는
최신뉴스
국민연금공단, 정읍에 인재개발원 착공…2027년 5월 완  
정읍시의회 이상길 의원, 신태인 파크골프장 현장 점검  
고창읍 휴먼시아 단지 내 ‘LH꿈꾸는작은도서관’ 새단장  
고창군, 푸드뱅크·주민도움센터 통합 운영  
고창갯벌 세계유산 지역센터, 내년 말 준공 목표  
“다시 외쳐보는 1894, 백성이 주인되는 세상”  
고창교육, 3년째 이어지는 디지털 배움터  
불길 앞선 용기, 대형 산불 막았다  
고창 하전, 바지락으로 여는 5월의 오감 축제  
고창군 고향사랑 지정기부금, 재창단 야구부에 전달  
이나영 고창분소장, 세계적 학술지에 ‘방사선환경’ 연구  
고창문화관광재단–석정웰파크요양병원, 치유문화 확산 맞손  
고창군, 계절근로자 우호국과 국제 농업협력 강화  
고창군–웰파크시티, 체육단체·자매도시 우대 협약  
고창읍성 서문 앞 전통예술체험마을 운영 준비 착수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