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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과 싸우려 하지 마라
박성학 발행인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02일(금)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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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해피데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하던가.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작년 10월부터 닭도축가공업체 입주를 반대하는 농성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가을이 지나 엄동설한 혹한의 겨울날에 삭발까지 하며 극렬한 반대를 하고 있는 비상대책위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위해 요소가 있는 시설이 들어올 때는 인근지역 주민의 동의와 공감을 얻는게 우선이 되어야 된다. 공무원에게 법 이상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정치가 그것을 하지 못한다면, 주민이 뽑은 선출직이 그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정치가 무슨 쓸모가 있는가?

유기상 군수는 닭도축가공업체 유치를 지역발전의 열정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주민의 피해보다는 사업자를 우선하는 군수, 주민을 무시하며 독주하는 군수라 보기도 한다.

특히, 군정소식지(3월호)에서 기업유치 관련, 허위사실·가짜뉴스 전파는 민형사상·선거법상 책임을 질 수 있으니, 군민 여러분께서는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주민에게 협박까지 하고 있다.

심리학에 나르시즘이라는 말이 있다. 나르시즘을 가진 사람을 나르시스트라고 부른다. 나르시스트가 좋은 리더처럼 보이는 이유는 순전히 그들의 이미지 관리가 철저하고, 좋은 단어들을 유리하게 쓸 줄 알며, 자신의 이익을 내기 위한 일에서 유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알려진 것과 달리 나르시즘은 자기애가 아닌 자기혐오에 가까운데, 그 이유는 진짜 자신으로부터 도피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도덕심이 자라기 힘들고, 거짓말을 할 필요성만 느낄 뿐, 도덕이나 배려, 신뢰, 공감, 윤리, 양심을 지켜야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깨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게 되며,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이들이 사는 이유가 된다. 보여지는 이미지는 자신감 있어 보일지라도, 심리학적으로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없는 상태라 비판을 수용할 수 없고, 문제를 놓고 상의하고 토론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한 진심어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창군이 닭도축가공업체를 유치하는 과정을 보면, ‘신뢰배려’, ‘공감이나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일을 처리하는 능력도 없다. 절차 하나하나마다 불법과 편법으로 군민을 시험에 들게 만든다. 예를 들면, 순리대로 단지계획을 바꾸고 입주계약을 하면 될 것을, 굳이 거꾸로 일처리를 하고 있다.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허위를 유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닭도축가공업체가 물을 8천톤만 쓰니까 물이 충분하다는데, 산업단지에 다른 업체는 물을 쓰지 않는단 말인가? 이러니 문제해결을 위한 진심어린 대화가 통할 리가 없다.

최근에는 편법과 허위로 군민과의 갈등을 초래하는 것을 넘어, 군민들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군민이 이이제이의 도구가 된다. 여기에 군민에 대한 일말의 진심이 들어있는가? 닭도축업체 유치가 지역에 좋은 일이란 주장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비대위나 고창군이나 승자독식의 제로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쪽도 피해가 없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태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삶의 가치와 고창군의 경제적 가치, 두 가치가 혼재되거나 충돌이 될 때는 당연히 주민이 선택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우선하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역사가 되어 버린다. 사대강 사업이 그렇고, 제주 해군기지 등 국민의 극렬한 저항을 짓밟고 실행했던 국가정책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혜안을 찾아야 한다.

2천년 전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정치의 수준과 등급을 이야기했다. 최상의 정치는 백성의 마음을 따라서 다스리는 것, 차상은 이익으로 국민을 유도하는 것, 세번째가 도덕으로 설교하는 것, 차악은 형벌로 다스리는 것, 최악의 정치가 백성과 다투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기업유치단을 구성해 군민들의 의견을 듣는다더니, 둘째로 일자리 운운하며 이익으로 유도하고, 세 번째는 공론화 운운하며 설교하고, 못나게도 민형사상·선거법상 운운하며 겁박하더니, 최악으로 군민과의 싸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기나긴 투쟁을 각오하는 그들의 봄은 언제나 오려나.

박성학 발행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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