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해피데이

고창군이 131년 전 역사적 첫걸음을 기념한다.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 131주년을 맞아 고창군은 4월25일부터 5월14일까지 기념주간을 운영하고, 다양한 문화·참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기념행사는 단순한 과거 재현을 넘어, 동학의 정신을 현재와 미래로 잇는 ‘살아 있는 기억’으로 만들겠다는 고창군의 의지를 담고 있다.

기념주간의 시작은 4월25일, 동학농민군이 첫 봉기를 외친 고창군 공음면 무장기포지에서 열린다. ‘보국안민’과 ‘제폭구민’을 외친 그날처럼, 이날 기념제에서는 동학농민군의 뜻을 되새기는 공식 추모행사와 함께 태권유랑단 ‘녹두’의 축하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역사적 의미를 잊지 않되,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을 통해 대중의 공감대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기념주간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는 ‘동학 진격로 걷기 챌린지’다. 4월26일부터 5월11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동학농민군이 걸었던 길을 직접 걷는 체험 행사다. 참가 신청은 3월31일부터 워크온 앱을 통해 할 수 있으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고창군은 이 챌린지를 통해 참여자들이 단순한 걷기를 넘어, 역사 속 발자취를 체험하는 ‘시간 여행자’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5월7일에는 동학의 기억을 더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문을 연다. 그간 공음면 옛 신왕초등학교에 있던 동학농민혁명 홍보관이 고창군청 앞 중심지로 이전돼 개관식을 갖는다. 접근성과 상징성을 높인 ‘이전 개관’은 군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동학의 역사와 가치를 더욱 친숙하게 전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는 무대에서도 펼쳐진다. 5월9일에는 극단 토박이가 선보이는 총체극 ‘전봉준－무명의 녹두 전사들’이 고창문화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화려한 연출과 입체적인 서사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전봉준을 비롯한 이름 없는 농민군의 삶과 희생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이어 5월12일에는 스타 강사 황현필이 강연자로 나서 동학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주제로 특강을 펼친다. 젊은 세대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는 동학의 이야기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 공감대를 넓히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기념주간의 대미는 5월14일 무장읍성 축제가 장식한다. 전통문화 체험과 공연,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기억의 축제’이자 ‘공감의 마당’으로 준비된다. 지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공동체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일상화와 생활화를 모색하는 자리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린 무장기포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기념주간을 마련했다”며 “131년 전, 동학농민군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으며 그 뜻을 되새기고, 모두가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창은 동학농민혁명이 시작된 땅이다. 전국의 혁명으로 이어진 그 발화점이 된 무장기포는 단지 역사책 속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공동체·정의·평등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고창군의 이번 기념주간은 그 출발점을 다시 걷는 일이자, 지금 우리의 자리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