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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한 식품공장에서 출발한 중견기업이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선도하며 세계 무대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침체된 외식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참바다그룹은 지역 기업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힘차게 실천 중이다. 1997년 작은 수산물 가공공장으로 시작해 현재는 국내 HMR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참바다그룹의 성장 전략과 비전을 짚어본다. 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은 김종학(67) 대표다.
평일 저녁, 고창군 부안면의 참바다멀티센터 공장에는 환한 불빛과 함께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갓 조리된 음식 수십 종이 영하 40도 냉동 시설에서 순식간에 얼려져 포장되고, 제품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밤새 전국 각지로 향한다. 지방의 한 중소 식품기업에서 출발한 참바다그룹이 이제는 한국 HMR 산업의 심장부로 활약하고 있음을 실감나게 하는 현장이다. 본사 외벽에 선명한 ‘Small but The Best’(작지만 최고)라는 문구처럼, 참바다그룹은 ‘최고’를 증명하며 시장의 중심에 섰다.
국내 HMR 시장 선도 기업으로 우뚝
외식 소비 위축과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의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HMR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7700억원에서 2017년 3조원, 2019년 5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3년에는 10조원에 이르렀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CJ제일제당·오뚜기·동원F&B 등 대형 식품기업들 사이에서, 참바다그룹은 중견기업임에도 홈쇼핑 간편조리식 분야 매출 1위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고창군에서 1997년 ‘후포냉동’이라는 수산물 가공업체로 출발한 참바다그룹은, 2002년 법인 전환과 함께 ‘참바다영어조합법인’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이때부터 김종학 대표는 수산물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과감히 종합식품으로 확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냉동 수산물 유통 노하우를 살려 갈비탕·돈가스 등 육류 기반 HMR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장어구이·꽃게탕 같은 지역 특산 수산물 제품에 더해 육류와 반찬류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 시도가 결과적으로 참바다그룹을 지금의 위치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현재 참바다그룹은 수산물, 육류, 농산물 등 다양한 원료 기반의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정간편식과 밀키트를 포함해 보유한 제품 레시피만 150종 이상이며, 홈쇼핑과 온라인몰, 대형마트, 편의점은 물론 전국 식당과 가맹점을 아우르는 유통망을 갖췄다. 조리 직후 -40도 이하에서 급속 냉동하는 공정을 통해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제품을 물에 담가 해동한 후 끓이기만 하면 갓 만든 음식의 맛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우수한 품질관리와 일관된 맛은 참바다 제품의 높은 충성도를 뒷받침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그 결과 참바다그룹은 “현재 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냉동식품의 제조사”로 불릴 정도로 국내 HMR 시장을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에는 선제적 제품 개발과 생산 인프라 확충 전략이 있었다. 고창 본사 부지에 구축된 ‘참바다멀티센터’에는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과 품질경영국제표준(ISO9001)을 조기에 획득한 첨단 공장 4동이 가동 중이며, 원재료 입고부터 가공·포장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원라인 시스템’을 통해 하루 최대 8만 명분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자체 물류망(CJ대한통운 영업소 운영)까지 갖춘 덕분에 제품은 전국 어디든 신속하게 공급된다. 신제품 개발 역시 생산현장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시스템 내에서 이뤄져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현재 참바다 생산라인에서는 하루 3만 개의 갈비탕, 연간 100만 개의 삼계탕을 생산하고 있으며, 수백 명의 지역민들이 주축이 되어 일하는 고창군의 대표적인 일자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품질, 생산능력, 제품 다양성 면에서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중견 종합식품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사업 다각화와 유통 혁신, 시장 지배력을 키우다
참바다그룹의 성장 전략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로 요약된다. 15년 전부터 ‘㈜궁중’, ‘㈜온쿡’, ‘㈜홈스밀’, ‘㈜송화유수’, ‘짭쪼롬한오후’ 등 자회사와 전문 브랜드를 잇달아 출범시키며, 분야별 특화 상품을 선보여왔다. 국탕류 HMR 전문 브랜드 ‘궁중한상’을 비롯해 전통 찬류, 프리미엄 간식, 밀키트 등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덕분에 계절별, 트렌드별 맞춤형 메뉴 출시가 가능해졌다.
현재 참바다가 보유한 150여 종의 레시피 중 상당수는 유명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백종원, 김수미, 이혜정(빅마마), 레이먼 킴, 최현석 등 대중적 신뢰를 얻은 인물들이 제품 개발에 함께했고, 김종학 대표는 “제품 가짓수가 많고 대량생산이 가능했기에 이 같은 협업이 가능했다”며 차별화된 메뉴 경쟁력을 자신했다.
유통 전략에서도 참바다그룹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국 70여개 식당에는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완조리 HMR 제품을 공급해 일반 음식점도 간편식을 메뉴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홈스밀’ 브랜드의 무인매장도 전국 4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약 33제곱미터(10평) 규모의 매장에는 냉장·냉동·상온 상품 진열대를 모두 갖춰 최소 인력으로 다양한 제품을 24시간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신개념 유통망 구축은 인건비 절감과 판매 채널 확대로 이어져, 회사의 매출 성장과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무인화 트렌드는 외식 서비스 영역으로도 확장됐다. 참바다는 2024년 초 로봇 개발사와 손잡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조리 로봇(셰프로봇)’을 도입하는 실험적 시도를 단행했다. 원주 문막휴게소(인천 방향)와 남양주 수동휴게소 등 3곳에 총 9대의 로봇이 설치돼, 참바다의 밀키트를 활용한 라면, 우동, 김치찌개, 갈비탕 등을 자동 조리해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봇 1대가 직원 8명을 대체할 만큼 효율적이며, 일정한 맛과 빠른 서비스를 동시에 구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종학 대표는 “이미 완성된 요리를 데우거나 끓이기만 하면 되니 손님 많은 식당도 문제없다. 주방장 없이 직원 한 명으로 식당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간편식과 조리 자동화 기술의 접목이 인건비 부담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업계에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참바다는 이러한 1인 운영 식당 모델을 현실화하며 외식업 창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궁중한상 제품으로 운영되는 간편식당은 출시 한 달 만에 20곳을 넘어섰으며, 일부 창업자는 월 500만~1500만 원의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키오스크와 완조리 식품을 결합한 ‘초간편 식당’ 모델은 고령화와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 자영업자들에게 유의미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방 인력을 줄이기 위한 평면 구조 변경, 홀·주방 통합 등의 아이디어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김 대표는 “간편식이 대세가 될 것을 10여 년 전부터 내다보고 준비해 왔다”며, 변화하는 식문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기업들과의 오랜 협업을 통해 확보한 인기 메뉴 레시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참바다그룹은 HMR 혁신과 유통·서비스 모델의 과감한 도입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고, 이제는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착실히 마련하고 있다.
확장과 진화, 참바다가 그리는 성장의 궤적
지역에서 전국구 기업으로 성장한 참바다그룹은 이제 글로벌 강소식품기업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그리고 있다. 향후 3~5년간의 핵심 전략은 한마디로 ‘내실 강화를 통한 도약’이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인프라 최적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200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비건(채식) 간편식, 로푸드(Raw Food) 등 새로운 식품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 레토르트 공법과 급속동결 기술 고도화, 조리 로봇과 연계한 맞춤형 메뉴 구성도 지속해 맛과 식감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종학 대표는 “대중적으로 검증된 레시피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에, 트렌드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민감한 소비 흐름에 맞춘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적 과제는 유통망 확대와 브랜드 강화다. 향후 3년 내에 무인매장을 100곳 이상으로 늘리고, 숍인숍(shop-in-shop) 형태의 외식업소 간편식 판매처를 300개까지 확장해, 소비자 접점을 대폭 넓힐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식품 제조를 넘어 유통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된다. 현재까지는 품질 중심의 마케팅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 소셜미디어 캠페인, 인플루언서 협업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 전국 단위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국내 간편식 시장에서 선도 입지를 확고히 하고, 나아가 해외 진출 시에도 이를 활용해 K-푸드 대표 브랜드로 각인시키겠다는 목표다.
해외 진출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1단계로는 동남아(베트남·태국 등)에 수출 전문 법인을 세워 현지 테스트와 유통망을 구축한다. 2단계로는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 프리미엄 제품과 할랄 인증 제품을 수출하고, 유통사와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추진한다. 3단계에서는 원재료 수급이 용이한 동남아나 소비 수요가 높은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세워 글로벌 공급망을 완성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5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20퍼센트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가정간편식 시장의 ‘탑티어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같은 로드맵은 단순한 청사진이 아니라, 이미 가동 중인 변화의 실천 전략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전국을 거쳐 세계로”라는 구체적 비전을 내세운 참바다그룹은,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준비를 착실히 마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참바다그룹의 성장 스토리는 중소 식품기업의 교과서”라고 평가하며, “지속가능한 경영과 기술 혁신이 맞물린다면 머지않아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식품산업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은 바다에서 시작한 참바다의 항해는 이제 세계 식탁을 향해 순항 중이다.
고창에서 시작된 K-푸드의 꿈, 세계를 향하다
“외식업의 위기를 이겨내려면 주인과 직원 단 한 명만으로 운영하는 구조로 가는 수밖에 없다”는 김종학 대표의 현실적인 조언처럼, 참바다그룹은 변화하는 식문화에 과감히 뛰어들어 혁신적인 해법들을 내놓아 왔다. 전문가들은 참바다의 이러한 행보를 “위기 속에서 탄생한 혁신의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어찌 보면 지역 중견기업도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주목할만한 사례라는 것이다. 전북 지역에서는 참바다그룹이 향후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우뚝 서주길 바라는 기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작은 기업이라는 한계를 깨고 거듭된 혁신 끝에,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참바다그룹. 맑고 신뢰감 있는 맛으로 무장한 이 지역 기업의 행보는 침체에 빠졌던 외식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가정간편식의 미래를 개척하는 참바다그룹의 성장 스토리는 K-푸드의 가능성과 지역 기업의 저력을 동시에 보여주며, ‘작지만 최고’를 향한 한 기업의 도전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변방에서 시작된 한 작은 물결이 세계 식탁의 큰 물결로 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 그것이 바로 참바다그룹이 써나가는 내일의 이야기다. 참바다그룹의 성장 드라마는 지역과 세계를 잇는 가교가 되어, 모두가 주목하는 글로벌 K-푸드 선구자의 내일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이 상생의 스토리는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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