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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통을 지닌 고창 지주식 김 양식업이 1년의 공백을 딛고 다시 시작된다. 고창군은 만돌 일대 어장에 대해 어민 150명에게 지주식 김 한정면허를 처분하고,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양식장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정면허 승인으로 1년 만에 재개
지난해 한빛원자력발전소 온배수 보상 소멸로 중단됐던 고창 지주식 김 양식이 1년 만에 다시 살아났다. 고창군은 10월10일 만월어촌계 소속 43개 어가 약 150명에게 ‘지주식 김 한정면허’를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 중순부터 심원면 만돌리 앞바다에서 김 양식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이번 어장은 총 200헥타르로, 이전 154헥타르보다 46헥타르 늘어난 규모다. 이는 면허 해제 이후 어민들의 생계를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로, 고창군의 적극적인 행정 대응이 반영된 결과다.
수백년 전통 잇는 청정 해역 어업
고창 지주식 김 양식은 1623년부터 시작된 고창의 전통 어업이다. 특히 만돌 지역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김 양식이 이뤄졌다. 해당 지역은 람사르 습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등으로 지정된 청정갯벌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생산된 고창 김은 유기수산물 인증과 미국 유기인증(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까지 획득했으며, 전통 지주식 김으로서의 희소성과 품질 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아왔다. 태안·완도와 함께 국내에서 몇 곳 남지 않은 전통 지주식 김 양식지로서의 가치도 높다.
행정 협의와 제도 개선의 산물
고창군은 지주식 김 양식의 부활을 위해 2024년부터 해양수산부·한빛원전과 수차례 협상을 벌였다. 기존 협동양식 어업과 마을어업 형태로는 수심 제한 등의 규제 때문에 지주식 김 양식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따라 고창군은 양식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을 해수부에 건의했고, 지난해 7월 개정이 완료됐다. 이후 고창군은 한빛본부와 협의를 거쳐 9월 말 전라북도로부터 한정면허 승인을 얻어냈고, 10월 초 최종 면허 처분에 이르렀다. 이는 전통어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만든 사례로도 평가될 수 있다.
재개 준비 한창…어촌의 활력 회복 기대
현재 만월어촌계는 김 양식 재개를 위한 사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말목 정비, 그물망 세척, 포자 부착 등 양식장 운영을 위한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김 양식이 시작된다. 과거 고창 김 양식업은 연간 물김 600톤 생산과 함께 마른김 가공공장을 통한 총 7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역 어민들의 주요 생계 기반이었다. 이번 재개는 단순한 업종 회복을 넘어, 전통 계승과 지역경제 재활성화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고부가가치화로 이어지는 다음 단계
고창군은 지주식 김의 재개를 계기로 고부가가치 산업화 전략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심덕섭 군수는 “400년 전통의 지주식 김 양식업이 다시 시작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창 지주식 김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통해 어민들의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전통기술이 결합된 지주식 김 산업이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기반 위에 재출발함에 따라, 고창군 김 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고창 지주식 김 양식의 재개는 400년간 이어진 전통과 공동체의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제도 개선과 행정 협의의 결실로 얻어낸 한정면허는 곧바로 어민들의 일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생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높은 전통 어업의 회복은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실질적 힘이 될 것이며, 행정과 공동체가 함께 만든 지속가능한 미래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400년의 바다 위 기억이 다시 물결친다―고창 지주식 김 양식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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