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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목을 체계적으로 보전·재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고창군의회 임정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창군 나무은행 설치 및 운영 조례’가 12월18일 군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이번 조례는 전북특별자치도 내에서 최초로 제정된 나무은행 관련 조례로, 각종 개발사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제거되는 수목과 주민·단체가 기증하는 수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분별한 벌목을 줄이고, 재활용 가치가 있는 수목을 지역 안에서 순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례에 따라 앞으로 고창군에서 추진되는 개발사업은 인·허가 계획 단계부터 나무은행 담당 부서와의 사전 협의가 의무화된다. 이를 통해 개발 과정에서 제거될 수목을 사전에 검토하고, 이식이나 보전이 가능한 수목을 선별해 나무은행으로 이전·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 절차 초기부터 수목 관리가 제도화된 셈이다.
기증 수목에 대한 관리 체계도 구체화됐다. 조례는 ‘나무은행 수목 기증 접수대장’과 ‘나무은행 수목 입출관리대장’을 통해 기증부터 보관, 이식,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기록·관리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수목의 이동 경로와 활용 현황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할 경우 기증자 정보를 표기한 비표를 수목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해, 기증 수목의 상징성을 높이고 주민 참여를 확대하는 장치도 담았다. 단순한 수목 이전을 넘어, 주민과 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로 설계됐다.
나무은행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성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조례는 산림조합이나 비영리법인·단체 등에 운영을 위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굴취·보존·이식 등 전문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산림 분야 전문 인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수목 관리의 안정성과 체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고창군의회는 이번 조례 시행으로 개발 과정에서 제거된 수목이 지역 내에서 순환·재활용되면서 탄소흡수원 확충과 생태계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굴취·이식한 수목을 경관 조성, 마을 숲 조성, 가로수 보강 등에 활용함으로써 신규 조경수 구매 비용을 줄여 공공사업의 재정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임정호 의원은 “나무은행 제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 여전히 양질의 수목이 제거되는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며 “이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주민과 사업시행자에게 제도를 충분히 알리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목을 지역 안에서 다시 활용하는 체계를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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