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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6일부터 고창군청 앞에 천막이 섰다. 트랙터 60여대가 읍내를 가로지른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농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트랙터 시위 전 농협 측과 한 차례 간담회가 열렸고, 트랙터 시위 후 농협 측에서 면담 요청이 있었지만, ‘결산’을 이유로 한 기존 결정 고수 외에 달라진 것은 없었다. 농협장들의 ‘인정’이나 ‘유감’만으로는 끝낼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는 고창지역 농협들이 농단연(농민단체연합)과의 협의 없이 2025년산 나락값을 일반벼 7만원(신동진 7만3천원)으로 결정·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고창쌀생산자대책위원회(농촌지도자·한국후계농업경영인·농민회·여성농민회·한국쌀전업농·친환경농업인·전국쌀생산자, 이하 대책위)는 작년 11월14일과 12월15일 두 차례에 걸쳐 관내 지역농협 앞에서 나락 적재 행동을 벌이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12월11일로 예정됐던 대책위와 농협장 간 간담회는 대표조합장 1명만 참석해 가격 협의 없이 종료됐고, 이후 12월17일 조합장들만의 회의에서 가격이 확정됐다. 대책위는 12월17일 “나락값 후려치면 천벌 받는다”며 기자회견을 열였고, 이후 농협 측에서 별다른 응답이 없자, 벽두 1월7일 트랙터 60여대를 동원해 고창읍 도심과 군청 앞에서 집회와 행진을 벌이며 가격 결정 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했다. 트랙터 시위 이틀 전 간담회에서 농협장들의 인정·유감은 있었으나, 결산을 이유로 기존 결정을 고수했으며, 트랙터 시위 후 농협 측에 요청사항을 전달하고 1월2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응답이 없었다. 이렇듯 농협 측의 기존 결정 유지 입장이 확인됐고, 이에 대책위는 1월26일부터 고창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 현재까지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대책위 안성준 위원장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2월2일 오전 9시30분, 군청 앞 천막농성장. 이 인터뷰는 2025년산 나락값을 둘러싼 갈등의 출발점과 쟁점, 그리고 농민들이 왜 천막을 치고 싸우는지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표주원 사무국장과의 대화를 통해, 가격 문제를 넘어 협의 구조와 책임, 농협과 행정의 역할을 다시 묻는다.
최근 트랙터 시위에 이어 천막 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창지역 농협들이 농단연(농민)과의 협의 없이 2025년산 나락값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통보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이를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이자 농민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로 규정하고 있으며, 농협이 보여준 독단적인 결정 방식에 대해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1월7일 트랙터 시위 이후 농협 측에 요청사항을 전달하고 1월2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응답이 없었다. 대책위에서는 만족할 만한 답변이 안 되면 곧바로 천막 농성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렇듯 농협 측에서 계속 결산을 핑계로 기존 결정을 고수하자, 가격 결정 철회와 협의 구조 회복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작년 12월17일 조합장들이 기습적으로 가격을 결정한 것에 대해, 대책위는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 농협으로부터 어떤 사전 설명이나 통보도 없었나?
농협 측의 사전 통지는 없었다. 나락 가격 결정을 앞두고, 대책위는 자료 요청 및 조합장 간담회를 9월부터 제안했다.
최근 수년간 농단연과 농협은 나락값을 협의했는가?
통합알피시(RPC) 출범 이후 상호의무로 규정되거나 문서화되지 않았으나, 수확기가 끝날 무렵 농민단체(농단연)와 각 지역농협 조합장들 사이에서 가격을 놓고 밀고 당기는 협상이 관행처럼 반복돼 왔다. 이 과정에서 농민단체는 요구 가격을 제시하고, 농협 측은 수급·재정 상황 등을 이유로 조정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최종 가격은 상호인지된 ‘신사협정’ 성격의 협의를 거쳐 결정됐다. 나락값 결정은 일방 통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협의에 기반해 이뤄져 왔다는 점이 농민단체의 공통된 인식이다.
12월11일 합의된 간담회에 대표조합장 1명만 참석하여 협상이 무산됐다고 들었다. 농협 측에서 협상을 회피하고 단독 결정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농협 측이나 대책위에서도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12월11일 오후 3시 무조건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조합장이 못 오면 상임이사나 경제상무가 참석하기로 했다. 대책위에서 11일 간담회 무산에 대한 항의표시로, 15일 흥덕농협 본점 사무실에 40킬로그램 포대를 적재했다. 그리고나서 이틀 후에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대책위(농단연) 길들이기가 아닐까 한다. 우리도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농협에서 농단협과 나락값을 협상할 의무가 있는가?
나락값을 협상해야 의무가 명문화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동안 나락값은 농단연 대표들과의 가격 협의를 거쳐 결정돼 왔으며, 이는 단절된 사례가 아니라 수년간 반복돼 온 방식이다. 이것은 조합장들 역시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대책위에서는 나락 40킬로그램당 최소 8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산지 쌀값 계산법에 따라 도출된 ‘8만1000원’이 농민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대책위가 나락 40킬로그램당 8만1000원을 최소 기준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산지 쌀값을 나락 단위로 환산한 계산값이기 때문이다. 산지 쌀값이 80킬로그램당 약 24만원일 경우, 도정 수율과 유통·보관 비용을 적용하면 나락 40킬로그램당 약 8만1000원이 도출된다. 종자값·비료값·농약값·기계유지비·임차료·인건비 등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나락값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왔다. 대책위가 강조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8만1000원은 ‘요구선’이 아니라 ‘계산값’이며, 농민의 생존과 농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저선이라는 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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