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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 12명을 상습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들과 원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법정에서 울분을 터뜨렸다.
전주지법 정읍지원(형사1단독 정성화 부장판사)는 5월12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씨(35)와 B씨(29), 원장 C씨(45)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 질문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고, 피고인들도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보육교사들이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2개월 동안(어린이집 시시티비 보관 기관) 어린이집 원아 12명을 상대로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반복했다고 판단했다. 피해 아동들은 당시 2~3세 반에 재원 중이었으며, 수사 과정에서는 최소 107차례 폭행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아동은 뺨을 맞거나 발길질을 당했고, 소변 실수를 한 아이가 알몸 상태로 방치된 사례도 드러났다. 사건은 한 아동이 부모에게 “선생님이 때렸다”고 말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피해 학부모는 어린이집을 찾아 시시티비 확인을 요구했지만, 어린이집 측은 일부러 학대가 일어나지 않은 날의 영상을 보여주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해 회복을 위해 형사공탁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공탁금을 어느 정도 낼 생각인가?”라고 물었고, 변호인은 “피해 아동당 100만원, (가해) 횟수에 따라 30만원”이라고 말을 흐렸으며, 방청석에 있던 학부모들은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피해 아동 측 변호인은 “지금까지 진지한 사과나 합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진정성 없는 일방적 공탁은 수용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원장 C씨는 보육교사들의 학대 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주의·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이후 해당 어린이집은 휴원에 들어갔으며, 보육교사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뒤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어린이집은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 정기 점검 과정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읍시는 반기별 점검을 실시했지만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피해 사실은 아동 진술과 시시티비 확보 이후에야 확인됐다. 현행법상 어린이집 시시티비 보관 기간이 2개월 수준에 불과해 추가 피해 여부 확인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판부는 양측이 추가로 의견을 조율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으며, 다음 공판은 오는 6월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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