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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고장’ 고창에서 동리 신재효와 최초의 여성 명창 진채선을 다시 불러내는 학술의 마당이 펼쳐졌다. 소리의 역사를 되짚고 기록의 빈틈을 채우려는 연구자들의 목소리는 고창판소리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비추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고창문화원은 지난 5월29일 고창문화원 본관 3층 다목적체험관에서 학술세미나 《고창판소리, 그 불후의 전설을 논하다》―‘못다 한 신재효와 진채선 이야기(說), 소리(창) 마당’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고창판소리의 정통성을 재조명하고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학술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조민규 군의장, 오미숙 고창군 관광복지국장, 문화원 임직원과 회원, 판소리 유관단체 관계자, 군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미숙 국장이 지자체장 축사를 대독했으며, 윤준병 국회의원과 한국문화원연합회 김대진 회장의 축전도 전달됐다.
1부 개회식에서는 고창판소리를 지역의 핵심 문화자산으로 계승·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담은 환영사와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 열린 2부 학술세미나는 신재효와 진채선, 그리고 19세기 판소리 문화의 형성과 확산 과정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첫 번째 발제는 대하소설 『도리화가』의 저자인 문순태 교수가 맡았다. 문 교수는 ‘진채선의 어머니 계향에 대하여’를 주제로 소설 집필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와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고창 교방문화의 예술적 가치와 진채선을 둘러싼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장편소설 『금파』로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을 수상한 김해숙 소설가가 ‘19세기 판소리사의 공백과 소설적 상상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작가는 진채선 명창의 가계와 후반 생애에 관한 새로운 사료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문학과 역사 연구가 만나는 지점을 제시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동아대학교 사학과 이훈상 교수는 ‘향리와 세습무가, 그리고 19세기 후반 이후 포퓰러 문화의 급격한 확산’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고창판소리가 형성된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피며 고창이 지닌 판소리 전통의 역사성과 음악적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이현곤 고창문화원장은 ‘봉선불망비에 대한 고찰’을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지역의 문화·교육·관광 자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제안했다. 단순한 학술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발전과 문화콘텐츠 확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표였다.
이번 세미나는 신재효와 진채선이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고창판소리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한편, 지역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판소리가 무대 위 소리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학술 연구와 교육, 관광 자원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현곤 고창문화원장은 “대한민국 판소리의 성지인 고창에서 동리 신재효 선생의 고유한 업적과 진채선 명창의 삶을 현대적 관점으로 고찰하게 되어 뜻깊다”라며, “오늘 도출된 연구 성과와 제언들을 소중한 기초 자산으로 삼아 고창판소리의 전국적인 브랜드 확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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