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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장산국립공원 입구 주차장의 체육시설 중복 활용 내용을 담은 국립공원계획 변경을 고시하자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정읍시민생태조사단, 정읍동학시정감시단, 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6월13일 공동 성명을 내고 기후부의 내장산국립공원계획 변경 고시를 비판하며 처분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형사고발 추진방침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기후부가 6월10일 내장산국립공원 계획 변경을 고시하면서 촉발됐다. 기후부는 공원 입구 주차장을 체육시설로 중복 활용하는 내용을 반영했으나, 시민단체들은 해당 시설이 사실상 3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임에도 고시문에 ‘파크골프장’이라는 명칭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에서 “내장산국립공원 파크골프장이 결국 이름 없이 편법 고시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본질을 왜곡한 이 문서에 기후부 장관의 이름이 올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축구장 10개 면적(7만658제곱미터)에 3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들이는 결정임에도, 고시 어디에도 ‘파크골프장’은 없다”며 “공원시설계획 총괄표의 시설 수는 변경 전 81개소, 변경 후 81개소로 하나도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중 11개월을 파크골프장으로 운영할 시설을 주차장 비고란의 ‘체육시설 중복활용’이라는 여섯 글자로 처리했다”면서 “기후부는 자연공원법 위반이라는 자각 탓에 스스로 입을 막았다”며 “부를 수 없는 이름이라면, 애초에 들여서는 안 되는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해당 사업이 추진 초기부터 파크골프장 사업으로 진행돼 왔다고도 지적했다. 정읍시가 지난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위해 진행한 자연환경영향평가 용역 명칭이 ‘내장산국립공원 제4주차장 파크골프장 조성’이었고, 올해 2월 내부 공문에서도 파크골프장이란 명칭이 사용됐지만, 지난 4월 30일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안건에서는 ‘체육시설(파크골프 체험시설) 중복활용(안)’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지난 5월에도 국립공원위원회의 내장산국립공원계획 변경안 의결에 대해 “현행 법령상 존재하지 않는 ‘유령 명칭’을 동원해 자연공원법의 보전 체계를 정면으로 무력화한 중대한 내용적·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기후부는 해당 사업이 유휴 공간 활용 차원의 계획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후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단풍철·비수기에는 활용되지 않는 공원 입구의 주차장을 체육시설로 중복 활용하는 계획”이라며 “국립공원위원회에서는 상징성과 환경성을 고려해 엄격한 조건을 부여해 준수하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또 “토지나 수목의 훼손 없이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것,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이 허가 조건”이라며 “3년간 시범운영 한 뒤 생태계 영향과 환경적 합리성 등을 모니터링해 재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자연공원법 시행령이 골프장을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파크골프장 역시 공원시설로 규정돼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들은 “해당 고시는 법률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며 “자연공원법은 공원계획 변경의 사유와 내용을 명시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그 고시로써 효력이 발생하지만 시행령이 골프장·골프연습장·스키장을 종목 단위로 공원시설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종목의 체육시설이 들어오는지는 처분의 적법성을 좌우하는 본질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고시는 처분의 특정성이 없는 위법한 처분”이라며 “고시에 쓰지도 않은 파크골프장 설치에 효력을 부여한다면 내용 불특정의 하자가 성립하고, 쓰인 그대로 효력이 없다면 정읍시가 추진할 조성 사업은 공원계획상 근거 없는 사업이 된다”고 밝혔다. 또 “심의한 내용과 고시한 내용이 다르고, 시민에게 공표한 조건이 처분 본문에 없으며, 시설을 결정했다면서 시설 수는 그대로다. 이 모순의 구조는 행정의 무능이 아니라면 의도된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내장산을 아끼는 시민들과 함께 본 고시에 대한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이 사업의 추진과 고시 과정에 관여한 공무원 개개인에 대해서는 형사 고발을 포함한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장산국립공원 내 파크골프장 조성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와 시민사회가 법적 판단을 놓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으로 번지면서 향후 행정소송과 법원 판단이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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