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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옹동면 주민들이 711명의 서명으로 시작한 우체국 지키기 움직임이 결국 해법을 이끌어냈다. 이달 말 폐국이 예정됐던 정읍옹동우체국은 오는 7월6일 금융 기능을 갖춘 ‘정읍옹동출장소’로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주민들의 집단 민원, 정읍시의 적극적인 대응,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 우정사업본부의 대안 마련이 맞물리며 농촌지역 공공서비스 공백을 막아낸 협력의 결실로 이어졌다.
■사라질 뻔한 우체국, 주민들이 붙잡았다
지난 6월23일 옹동면행정복지센터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정읍옹동우체국 폐국에 따른 대체 우체국망 구축’을 위한 집단고충민원 현장조정회의가 열렸다. 이날 주민대표·우정사업본부·정읍시는 우체국 출장소 설치를 골자로 한 최종 조정안에 합의했다.
이번 갈등은 올해 3월 정읍옹동우체국 폐국 방침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1966년 문을 연 정읍옹동우체국은 별정우체국으로 운영되며 우편 업무와 예금·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담당해 온 지역의 대표 생활 기반시설이다. 하지만 ‘별정우체국법’에 따라 지정받은 피지정인이 사망한 이후 지정 승계가 이뤄지지 않았고, 생전에 추천받아 운영을 맡아온 별정우체국장의 계약마저 2026년 6월 말 종료를 앞두면서 법적 운영주체가 사라지게 됐다. 우정당국은 운영자 부재와 승계 포기를 이유로 폐국 절차를 추진했다.
폐국 소식이 전해지자 옹동면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옹동면이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주민 711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우체국이 문을 닫을 경우 우편 업무는 물론 예금과 보험 등 금융서비스 이용에 심각한 불편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옹동면은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농촌지역이다. 우체국이 폐쇄될 경우 주민들은 금융 업무나 우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읍내나 인근 우체국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농산물 택배 발송이 잦은 농업인들에게도 우체국은 생활과 경제 활동을 연결하는 필수 시설이었다.
■711명의 이름이 만든 변화
정읍시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시는 전북지방우정청을 직접 방문해 농촌지역의 현실과 주민 불편을 설명하며 대안을 요청했다. 윤준병 국회의원 역시 우정당국과 협의해 ‘폐국 심사위원회’ 개최를 잠정 유예하도록 하는 등 대응에 힘을 보탰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는 우정사업본부와 정읍시를 상대로 여러 차례 현장 방문과 협의를 진행하며 조정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폐국은 불가피하지만 우편·금융서비스는 유지하는 방식의 절충안이 도출됐다.
■폐국 대신 출장소…현장에서 찾은 해법
조정안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7월6일부터 옹동면행정복지센터 인근 부지에 ‘정읍옹동출장소’를 설치·운영한다. 출장소는 면사무소와 보건지소 옆 주차장 부지에 가건물 형태로 조성되며, 우편 업무뿐 아니라 금융 업무도 계속 제공하게 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출장소 설치를 위한 건축물과 전기·통신 시설을 구축하고, 기존 정읍옹동우체국 직원들은 인근 우체국으로 재배치해 고용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정읍시는 출장소 설치를 위한 부지 제공과 공유재산심의회 심의, 사용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촌 공공서비스를 지켜낸 협력의 기록
이번 합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을 바탕으로 우정사업본부와 정읍시가 협력해 공공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행정복지센터 부지를 활용해 출장소를 설치함으로써 주민들의 우편·금융서비스 접근권을 유지하면서 별정우체국 운영 공백도 해소하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지역주민과 우정사업본부ㆍ정읍시가 지혜를 모은 결과, 우체국 폐국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주민들의 공공서비스 접근권을 보장하고 지역사회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라며, “이번 조정이 행정융합과 공공자원 공동 활용을 통해 국민 불편을 해결한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집단민원을 현장 소통을 통한 조정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지역민의 대표로서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시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세심하게 살피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안도감을 나타냈다. 주민 엄모 씨는 “어르신이 많은 지역에서 금융 업무와 농산물 택배 기능이 유지돼 다행”이라며 “일반 취급소가 아닌 금융 기능을 갖춘 출장소가 설치된 것은 주민과 행정기관, 정치권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농민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들판과 작업장을 오가며 일하는 만큼 향후 운영 시간이 축소되면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수준의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읍옹동출장소는 규모는 작아지지만 주민들에게는 기존 우체국의 기능을 이어가는 새로운 거점이 된다. 주민 711명의 서명에서 시작된 움직임은 결국 농촌 지역 공공서비스를 지켜낸 결과로 이어졌고, 사라질 뻔했던 우체국은 또 다른 형태로 옹동면 주민 곁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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