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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핵폐기물 저장시설 공람…영광·고창 주민 반발 확산
사용후핵연료 저장률 85% 넘어…‘임시 저장’ 영구화 우려에 주민·시민단체 저지 움직임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14일(화)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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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는 7월6일 고창군청과 고창임시버스터미널 등에 현수막을 게시하고 “고창 주민 동의 없이, 고준위 특별법으로 핵폐기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라”고 밝혔다.
ⓒ 주간해피데이

한빛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증설은 지역 주민의 신뢰와 국가 에너지 정책이 정면으로 맞서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계속 운전을 위해 저장시설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지만, 영광군과 고창군 주민들은 임시 저장시설이 결국 영구 핵폐기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저장시설 건설을 둘러싼 충돌은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 국가 차원의 핵폐기물 관리 정책이 동시에 검증받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622일부터 818일까지 전남광주 영광군과 전북 고창군 주민을 대상으로 한빛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시설계획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사용후핵연료 저장공간 포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3월 기준 한빛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은 85퍼센트를 넘어섰고, 한빛 3·4호기는 저장률이 90퍼센트를 초과한 상태다. 현재 추세라면 20306월에는 저장공간이 모두 채워져 추가 핵연료를 보관할 수 없게 되며, 원전 가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당초 최소 7년의 공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023년 사업 설계에 착수했지만 주민 반발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 지연, 지방선거 일정 등이 겹치면서 인허가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약 3년 늦어졌다. 현재 한수원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승인, 영광군 건축허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인허가 등을 거쳐 20307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핵발전 분야에서는 주민 반발과 각종 인허가 절차를 고려할 때 일정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비슷한 시설인 경북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추가 저장시설은 안전성 심사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준공까지 약 6년이 걸렸다. 반면 한빛원전은 이보다 짧은 약 4년 안에 같은 절차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사업의 최대 쟁점은 기술이 아니라 주민 수용성이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법적으로 주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고방사성 물질을 원전 부지 안에 장기간 보관하는 시설인 만큼 주민들의 동의 없이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광군과 고창군 주민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정부가 임시 저장시설이라고 설명하는 시설이 사실상 영구 저장시설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50년까지 전국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한곳에 모으는 중간저장시설을, 2060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한수원도 이에 맞춰 저장시설 규모를 2050년 중간저장시설 가동 전까지 필요한 물량 수준으로 설계하고, 중간저장시설이 운영되면 한빛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해 2061년까지 모두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국가 차원의 중간저장시설 부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계획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민들은 찬반을 표하지 말라는 건 결국 주민 뜻과 상관없이 밀어붙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도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형식적 설명회가 아니라 지역별 우려를 제대로 반영하는 절차가 없다면, 기자회견과 법적 조치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용국 영광핵발전소안전성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영광군에서 건축허가가 나야할텐데, 지역 주민들이 그대로 강행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한수원 등) 사업 관련 담당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은 76일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가 영구 저장시설을 짓겠다고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임시저장시설은 영구적인 핵 쓰레기장이 될 위험이 크다라며 주민들에게 어디까지 희생을 강요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공동대표 정일·최재일)도 같은 날 고창군청과 고창임시버스터미널 등에 현수막을 게시하고 고창 주민 동의 없이, 고준위 특별법으로 핵폐기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라고 밝혔다.

주민 설득 실패로 원전이 조기 가동을 멈춘 해외 사례도 있다. 대만 신베이시 제2원전 궈성1호기는 기존 저장시설이 포화된 상태에서 추가 저장시설 인허가가 지방정부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해 운전 허가가 남아 있었음에도 20217월 조기 폐쇄됐다. 대만 언론은 사용후핵연료가 장기간 지역에 남을 것이라는 주민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영광군이 건축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한빛원전 역시 주민 신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저장시설 건설 일정은 물론 원전 운영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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