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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전란과 화재를 견디며 자리를 지켜온 선운사 영산전이 마침내 국가 보물의 이름을 얻었다. 건축과 불교미술, 역사 기록이 한 공간에 온전히 남아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가 국가적으로 다시 확인되면서, 고창이 간직한 문화유산의 위상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고창군은 8월6일 오전 선운사에서 “심덕섭 군수가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 운천 부주지 스님(경우스님 8월6일자로 선운사 주지직 사직서 제출)에게 국가지정 보물로 승격된 ‘고창 선운사 영산전’의 보물 지정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창 선운사 영산전’은 대웅전과 함께 선운사를 대표하는 불전이다. 1474년(성종 5년) 2층 장륙전(丈六殿)으로 창건된 이후 정유재란과 화재로 두 차례 소실됐고,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쳤다. 1713년(숙종 39년)에는 2층 각황전(覺皇殿)으로 다시 세워졌으며, 1821년(순조 21년) 단층으로 개축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영산전이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것은 오랜 세월 이어진 건축의 흔적과 역사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립과 중건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 비교적 잘 남아있고, 기존 건물의 부재가 다수 활용된 점이 확인됐다. 여기에 1821년 개축 당시 조성된 내부 벽화까지 전해지면서 역사적·건축학적·미술사적 가치를 두루 인정받았다. 불전 내부의 공간 구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앙에는 목조삼존불을, 좌우에는 나한상을 봉안해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설법한 영산회상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어, 종교적 상징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건축물로 평가된다.
이번 보물 지정으로 선운사는 국가지정 보물 9점을 보유하게 됐다. 동백나무 숲 등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유산까지 품고 있어, 역사와 자연유산이 공존하는 문화유산의 보고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고창군의 국가유산 지정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고창 황윤석 생가’의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의 사적 지정, ‘고창 무장읍성 출토 비격진천뢰’의 보물 지정이 국가유산청 심의를 앞두고 있어 국가유산의 외연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문화유산의 지정은 단순히 명칭이 바뀌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기반이 강화되고, 학술 연구와 활용 가치가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 지역에는 문화관광 자원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후대에 전승해야 할 문화적 자산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심덕섭 군수는 “국가유산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인류 공동의 자산이다”며, “고창군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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