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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내장호주차장 파크골프 체험시설 조성사업 부지 | | ⓒ 주간해피데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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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호주차장의 비어 있는 시간을 파크골프로 채우려던 정읍시의 구상이 행정 절차와 환경 문제, 운영비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일단 멈췄다. 단풍철에는 주차장으로, 그 밖의 기간에는 파크골프 체험시설로 쓰겠다는 발상은 공간의 용도를 겹쳐 쓰겠다는 구상이지만, 국립공원 안에서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조건과 농지 관련 절차, 연중 실제 이용 가능 기간을 둘러싼 의문까지 한꺼번에 드러났다.
정읍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위원장 서향경)는 내장동 169-1번지 일원 내장호주차장에 30억4800만원을 들여 생태체험형 파크골프 체험시설을 조성하는 ‘2026년 수시분 내장호주차장 생태체험형 파크골프 체험시실 조성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7월29일 심의 끝에 안건을 보류했다.
비어 있던 주차장을 ‘두 계절의 공간’으로
사업의 출발점은 내장호주차장의 낮은 평상시 활용도다. 정읍시는 내장호주차장이 내장산국립공원 초입에 있지만 가을 단풍철을 제외하면 비포장 나대지 상태로 사실상 방치돼 공원 경관을 해치고 시설 이용 효율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존 주차장 기능은 유지하면서 비수기에는 파크골프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주차장’을 구상했다.
계획된 시설은 파크골프 4코스 32홀이다. 정규코스 3코스 27홀과 스포츠 취약계층 전용 보조코스 1코스 5홀을 두고, 휴게쉼터 5개소와 화장실 2개소도 설치한다. 주차공간은 포장주차 186면과 잔디주차 1500~1900면 등을 포함해 최대 2086면으로 계획됐다.
운영 방식도 이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계획서는 평상시인 12~9월에는 파크골프 체험시설과 일부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단풍철인 10~11월에는 전체 공간을 관광객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제시했다. 평상시 소형·버스주차장은 국립공원공단이, 파크골프 체험시설은 정읍시가 관리하고 단풍철에는 전체 주차장을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하는 구조다.
국립공원 안에 들어서는 체육시설
첫 번째 쟁점은 환경이다. 내장호주차장은 국립공원 안에 있고, 사업 대상지에는 환경부 소관 국유재산이 포함돼 있다. 사업계획은 대규모 절·성토와 수목 훼손을 하지 않고, 기존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며,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환경 영향을 줄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대 민원이 이미 제기된 상태다. 송창환 체육진흥과장은 환경단체가 27건의 민원을 제기했으며, 주요 내용은 국립공원과 파크골프 체험시설의 적합성 문제, 생태계 교란과 수달 등 야생생물에 미칠 영향, 이에 대한 저감 방안 등을 들었다. 정읍시는 향후 사업시행 허가과정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공원계획 변경은 이미 고시됐지만 조건이 붙었다. 기존 주차장 기능을 유지하고, 절·성토와 수목 훼손 없이 운영하며, 경관을 해치는 시설 설치와 농약·비료 사용을 금지하고, 3년간 시범 운영한 뒤 타당성을 다시 검토하는 조건이다.
홍창수 전문위원은 유휴 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이고 내장산 관광과 생활체육을 연계한다는 측면에서 사업 추진 필요성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국립공원 안에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국립공원 계획의 변경 내용과 시설의 종류·위치·규모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자연공원법에 따른 협의를 적기에 마쳐야 하며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답’에 체육시설…행정절차가 걸렸다
두 번째 쟁점은 토지의 법적 이용 절차다. 사업 대상지의 지목은 전답과 도로부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범 의원은 농지로 남아 있는 부지에 체육시설을 설치하려면 관련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유승호 관광체육국장은 전답에서 사업을 시행하려면 농지전용 절차가 필요하고 사업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농지 전용을 먼저하고 사업 계획을 해야지”라며 절차의 선후관계를 지적했고, “행정적인 절차가 미흡한 그런 상태에서 이걸 하시자고 하는 이유가 도저히 용납이 안 되네요”라고 말했다.
사업부지 전체가 정읍시 소유인 것도 아니다. 송창환 체육진흥과장은 정읍시 소유가 약 30퍼센트이고 나머지는 환경부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화장실과 쉼터 설치 역시 국유재산 사용과 공원사업 시행허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하며, 구체적인 조건은 해당 허가 과정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1년에 얼마나 사용할 수 있나
운영기간과 비용도 핵심 쟁점이었다. 김승범 의원은 단풍철인 10~11월에는 주차장으로 전환해야 하고,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폭설까지 감안하면 파크골프를 실제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년에 4~5억씩 유지관리비 들어가면서 그걸 과연 봄철만 활용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을 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사업계획상 총사업비는 30억4800만원 전액 시비다. 여기에 서향경 위원장의 질의 과정에서 연간 인건비와 유지비가 4억원 수준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잔디 관리도 별도의 변수다. 정상섭 의원은 차량이 반복적으로 드나드는 주차장과 천연잔디를 함께 사용하는 만큼 차량 통행으로 잔디가 눌리고 훼손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읍시는 차량 통행이 집중되는 구간에 잔디 보호 매트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라섬 사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주민은 찬반, 지역경제 효과는 변수
주민 의견도 한쪽으로 모이지 않았다. 정읍시가 내장상동 주민센터에서 개최한 설명회에는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파크골프 체험시설 조성에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이 모두 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다만 송창환 과장은 전체적으로는 내장상동 주민들이 조성을 원하는 쪽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찬성 측에서는 접근성과 관광 연계를 근거로 들었다. 정상섭 의원은 자가용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려면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가까운 곳에 시설이 필요하다는 주민 요구를 전했다. 서향경 위원장도 내장산 인근에서 생업을 하는 주민들이 2박3일이나 3박4일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계획 역시 파크골프를 내장호 야영장, 생태탐방원, 생태공원 등과 연결해 체류형 생태관광으로 확장하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파크골프 이용객의 체류와 주변 관광시설 이용을 연결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반면 김석환 의원은 차량 통행 소음과 파크골프 공의 타격음이 야생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읍시는 해당 부분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보류’가 남긴 것은 ‘반대’가 아니라 검증의 시간
정읍시가 제시한 일정은 2027년 실시설계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매장유산조사 등을 거쳐 2028년 공사를 추진하고 2029년부터 운영하는 것이다. 결국 위원회는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류했다. 이는 사업을 폐기한 결정이 아니라, 현재 안대로 추진하기 전에 행정절차와 환경 영향, 운영기간, 관리비, 사용관계 등을 더 살펴보겠다는 결정이다.
특히 관리 주체 문제는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정읍시는 파크골프장 이용기간에는 시가 관리하고 주차장 이용기간에는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하는 방식을 제시했지만, 한선미 의원은 이를 두고 “그게 일원화는 아니지”라고 지적했다. 운영협약과 영업배상책임보험 등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원사업 시행 허가 과정에서 협의해 정리하겠다는 것이 현재 행정의 답변이다.
내장호주차장 파크골프 사업의 갈림길은 국립공원이라는 공간적 조건을 지키면서 주차장 기능을 유지하고, 실제 이용 가능한 기간과 연간 관리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나아가 관광과 생활체육을 연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정읍시가 내놓은 ‘하이브리드형 주차장’은 아직 완성된 사업이 아니다. 보류 결정은 그 구상을 접었다는 뜻이 아니라, 사업계획이 실제 공간과 행정 절차, 환경 조건, 운영 책임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단계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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