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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평생 모은 재산을 고향 후배들의 배움에 보탰고, 다른 한 사람은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인물들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정읍시는 10월2일 ‘2026년 정읍시민의 장 선발 심사위원회’를 열고 애향봉사장에 박순덕(91)씨, 명예시민의장에 박영일(85)씨를 선정했다. 박순덕씨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칠보면과 정읍시민재단에 총 2억4650만원을 기탁했고, 박영일씨는 안의·손홍록 선생의 영정과 복식 제작, 흉상 건립을 지원했다. 지역사회 각계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후보자들의 활동과 지역사회 기여도를 심사해 두 부문 수상자를 확정했다.
폐품 팔고 생활비 아껴, 고향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박순덕씨는 현재 울산에 거주한다. 고향을 떠나 살면서도 후배들의 학업을 돕기 위한 기부를 지속해왔다. 2021년 시작한 칠보면 지정기탁은 올해까지 이어졌으며, 지난해에는 정읍시민장학재단에 4000만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에는 어려운 형편에서 평생 모아온 재산과 폐품을 팔아 마련한 돈이 담겼다. 울산 중구 학성동의 4평 남짓한 월세방에서 홀로 사는 박씨는 보행기에 의지해 헌옷과 빈병, 깡통을 모아왔다. 약 10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월세 20만원을 내며 생활하면서도 지출을 아껴 장학금에 보탰다.
고향 후배들의 배움을 돕는 마음에는 학교에 다니지 못한 자신의 어린 시절이 자리한다. 칠보면 수청리에서 6남매 가운데 셋째로 태어난 박씨는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일과 집안일을 도우며 자랐다. 열여덟 살에 결혼한 뒤에는 헌옷을 빨아 시장에 되파는 일을 하며 지병을 앓던 남편을 돌보고 세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냈다. 박씨는 “어릴 적 학교에 가지 못해 문에서 뜯어낸 종이를 숨겨뒀다가, 동네 어른들께 ‘나 글 좀 가르쳐 주세요’ 하며 들이밀었다”며 “저처럼 공부가 하고 싶어도 형편 때문에 할 수 없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했다. 정읍시는 평생 모은 재산을 지역 인재 육성에 보태며 고향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공로를 이번 애향봉사장 선정 이유로 들었다.
실록 지킨 두 인물, 영정과 흉상으로 알리다
명예시민의장 수상자인 박영일씨는 ‘안의·손홍록 선생 선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정읍의 역사인물을 알리는 데 힘써 왔다. 안의·손홍록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산으로 옮겨 지켜낸 인물들이다. 박씨는 두 선생의 행적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선양활동을 지속해 왔다.
박씨는 두 선생의 영정과 복식 제작을 지원하고 흉상 건립에도 힘을 보탰다. 이러한 활동은 역사인물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현해 시민들이 이들의 행적을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읍시는 이러한 역사문화 보존과 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박씨를 명예시민의장 수상자로 선정했다.
서로 다른 길에서 쌓아온 지역을 위한 실천
두 수상자의 활동 분야는 다르지만 정읍과의 관계를 꾸준한 실천으로 이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순덕씨는 고향 후배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박영일씨는 지역 역사인물의 행적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했다. 정읍시는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활동을 올해 시민의 장 수상 공적으로 인정했다.
이학수 시장은 “수상자들은 오랜 시간 각자의 자리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셨다”며 “두 분의 나눔과 노력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지역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읍시는 오는 10월24일 열리는 ‘제32회 정읍시민의 날 및 제37회 정읍사문화제’ 기념식에서 박순덕씨와 박영일씨에게 각각 시민의 장 패와 메달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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