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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제천은 정읍이다!
편집자 기자 / 입력 : 2021년 09월 11일(토) 18:48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최재용(정읍시 부시장)


정읍에 수제천이 있다. 이 말에 사람들은 흔히 정읍의 하천을 떠올린다. ‘칠보천, 고부천, 정읍천 말고 수제천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솔직히 필자도 그랬다!

긴 말로 괜한 골탕을 먹이기보다는 어서 말하는 것이 낫겠다. 수제천은 한자로 목숨 수(), 가지런할 제(), 하늘 천()이다. 그러니 일단 하천은 절대 아닌 것이다. 수제천을 해석함에 있어 조금 어려운 글자는 제(). 인터넷 한자사전을 찾아보면 가지런하다, 단정하다, 오르다, 다스리다. 성취하다등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걸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수제천은 생명이 하늘에 달할 정도로 영원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제천의 한자 뜻은 알겠는데 도대체 이게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다. 수제천은 사극이나 역사 드라마를 보면 가끔 듣게 되는 음악이다. 임금의 즉위식이나 행차 등 나라의 경사스러운 행사나 의전 시 그 품격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음악인 것이다. 지금 당장 유튜브에서 수제천을 찾아보라! 아마도 몇 초안에 손으로 무릎을 치며, 너무도 익숙한 이 음악이 바로 수제천이구나하고 말할 것이다.

수제천은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 정읍사의 반주곡이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궁중 연례나 춤의 반주 음악으로 쓰여 왔지만, 소리의 장엄함과 우아함 덕에 순수 기악 합주곡으로 더 널리 연주되고 있다. 사실 수제천의 본래 명칭은 정읍이라고 한다. 궁중음악 수제천의 본명이 정읍이라는 것이 이상하면서도 놀랍지 않은가? 그럼 당초 정읍으로 불렸던 수제천의 유래를 좀더 살펴보자!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귀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로 시작되는 정읍사는, 백제가요 중 유일하게 오늘날까지 가사가 전해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 고전 시가이다. 삼국시대 다른 지역에도 가요가 있었겠지만 모두 유실 혹은 사장된 걸로 보이는데, 일반 백성들로부터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은 정읍사와 반주음악인 정읍(수제천)’만은 오늘까지 전해진 것이다.

정읍사와 정읍으로 불리던 수제천은 고려시대에는 궁중음악으로 진출하여 연주되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대표 정곡으로 발전하였다. 조선 중종 때(1506~1544) 이르러 가사가 왕실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로, 우여곡절 끝에 정읍사라는 가사는 떨어져 나가고 반주 음악인 정읍만이 연주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순조 때(1800~1834) ‘정읍대신에 수제천이라는 별칭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일제강점기(1910~1945)를 거치면서 수제천이라는 별칭의 아명이 정식 곡명인 정읍을 누르고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생명이 하늘에 달할 정도로 영원하라는 뜻의 수제천은 우리나라 전통음악 중 가장 품격있고 아름다운 정악곡이고, 유일하게 정읍이라는 지역의 지명을 제목으로 사용한 곡이다. 대한민국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은 자신의 음악적 모티브가 수제천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1970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회 유네스코 아시아 음악제에서는 전통음악분야 최우수 곡으로 선정되었는데, 당시 심사위원들은 천상의 소리가 인간 세상에 내려 온 것과 같다라고 평했다고 한다.

현재 수제천은 국립국악원같은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 음악가들이 널리 연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수제천의 본고장 정읍에서는 단지 음악을 사랑하는 일반 시민이 중심이 되어 수제천보전회를 만들었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직 소방관도, 학교 선생님도 있다. 평일 저녁과 주말을 활용하는 연습은 누구보다 열정이 넘친다. 2017년엔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 초청공연도 다녀왔고, 2020년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청공연도 했다고 한다. 이만하면 실력 또한 그리 만만히 볼 것은 아닌 것이다.

솔직히 최고의 전문가가 보기에 연주 기법에 약간의 모자람이 있다고 해도, 정읍의 일반 시민이 주도하는 우리 수제천보존회의 연주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나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견줄만하다는 생각이다. 이들이 연간 수백억원의 돈을 쏟아부어 세계 최고의 연주자로 구성되었다지만, 우리 정읍의 순수함과 열정을 어찌 따라갈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이것이 2천년 가까운 시절 정읍사와 정읍(수제천)을 오늘까지 이어지게 만든 원천, 즉 정읍의 저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읍시에서도 2014년 수제천보존회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민선 7기에 들어서는 운영비까지 일부 지원하며, 시민의 자발적 보존 노력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편집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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