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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학(발행인)
고창의 폐염전 부지를 둘러싼 골프장 개발 논의가 또다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의는 환경 논리나 정치적 진영 논쟁으로 휘몰아 가서는 안 된다. 과거의 맥락부터 정확히 짚어보자.
전임 군수 시절, 폐염전 부지는 태양광 개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해 고창군이 직접 매입했다. 당시 행정은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자연생태유산센터를 중심으로 한 자연친화 리조트·레저 시설과 식물원·생태원 등 체험관광단지를 구상하며 ‘생태와 지역경제의 조화’를 목표로 삼았다. 다시 말해, 해당 부지는 원래부터 보존과 활용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계획된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 일부에서는 “환경 훼손”이라는 명분으로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물론 환경은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이미 해당 부지는 오랜 기간 염전 기능을 상실한 폐염전이며, 일정한 개발계획이 전제된 상태였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환경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때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반대처럼 비칠 수 있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정치적 이해관계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지금 고창군이 진정으로 집중해야 할 핵심은 ‘기부체납의 투명성’과 ‘행정절차의 책임성’이다. 민간이 시설을 조성한 뒤 이를 행정에 기부하는 방식은 겉보기에는 군 재정에 부담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부 이후의 유지관리비, 시설 노후화에 따른 보수 비용, 운영 적자 보전 등이 장기적으로 고창군의 재정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
고창군은 이번 사업에서 기부체납 이후 발생할 모든 제반 비용은 전적으로 사업자가 부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정의 입장과 앞서 제기된 우려 사이에는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업은 계약 단계에서부터 세밀한 검토와 명확한 조항이 필수적이다.
기부체납 후 발생할 수 있는 운영 및 복구비용에 대한 부담 주체를 명확히 하고, 사업자에게 환경 복원 및 유지·보수 책임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며, 계약 전 과정의 정보 공개와 주민설명회를 통해 행정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선행되어야만, 고창군은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고창의 미래는 정치적 공방이나 감정적 구호가 아닌, 사실에 기반한 행정과 투명한 계약 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전임 군정이 세운 기본 구상과 현 군정이 이어받은 행정 책임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연속성과 개선의 관계로 이어져야 한다.
이제 고창에 필요한 것은 ‘찬성’이나 ‘반대’의 이분법이 아니라, 투명한 절차와 책임 있는 계약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폐염전 활용 문제는 고창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환경 논리를 앞세운 정치적 대립보다는 행정의 신뢰성과 계약의 투명성을 중심에 두는 것이, 지금 고창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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