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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학(발행인)
지방자치의 성패는 결국 재정에 달려 있다. 예산은 단순한 숫자열이 아니라, 행정의 철학과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정읍시의 예산 절감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운용이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는 단순히 한 지자체장의 성과를 넘어, 정읍시 행정 전반에 내재된 재정철학의 성숙도를 보여준 결과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10월28일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읍시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예산을 절감하고, 절감된 예산을 기금으로 전환해 재정 안정성을 높였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해법을 찾아낸 점이 인상적이며, 전국 지자체가 참고할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의 재정·행정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행안위원장이 지방의 한 시정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정읍시의 재정 운영이 진정성 있게 추진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취임 이후 “아껴서 시민에게 돌려주는 행정”을 시정 철학으로 제시해 왔다. 불필요한 사업과 과도한 행사성 예산을 줄이고, 꼭 필요한 곳―시민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주는 정책에 재정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결단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성과가 아니다. 시장의 철학에 공감하고 이를 함께한 시민들, 예산을 꼼꼼히 검토하고 현장에서 땀 흘린 공무원들, 그리고 시정의 균형을 유지해 준 시의회의 협력과 신뢰가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성과는 지도자의 결단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예산 절감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시정을 지지한 시민, 재정의 체질 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검토와 조정을 이이온 공직자, 감시와 협력을 병행하며 건전재정을 뒷받침한 시의회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였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신정훈 위원장 역시 이를 언급하며 “정읍시의 재정혁신은 행정과 시민이 함께 만든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의 재정 위기를 외부 요인 탓으로만 돌리는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정읍시는 내부에서 길을 찾았다. 예산 절감은 단순한 삭감이 아니라 재정 혁신의 출발이었다. 예산을 줄여 얻은 여력은 기금으로 전환됐고, 이는 다시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정읍시는 지금 그 선순환의 구조를 실천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지도자의 중요성과 시민의 참여가 만들어내는 행정의 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행정의 철학이 방향을 정하고, 시민의 신뢰가 추진력을 만든다. 정읍시의 사례는 그 원리를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읍시가 지도자의 결단과 시민의 협력 속에 선진 행정을 이어가며, ‘튼튼한 재정이 곧 행복한 시민’이라는 가치가 현실이 되는 도시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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