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독자기고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정치 소멸
편집자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8일(목) 10:2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1. 전북에는 정치가 없다. 오직 선거만 있을 뿐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더불어민주당의 일당 독점 체제 속에서, 전북은 정당이 대변해야 할 가치와 비전의 경쟁이 멈춘 지 오래되었다. 전북 선거는 정책적 대안을 두고 펼쳐지는 생산적인 경쟁이 아니다. 오직 민주당 당내 경선이라는 링 위에서 살아남느냐 죽느냐를 가르는 단선적인 승패, 그 자체만 중요할 뿐이다.

이 비극적인 현실은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자질 부족이나 정당의 무능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깊고 견고한 구조적 덫이다.

정치철학자 아이리스 메리언 영의 구조적 부정의’. 영에 따르면, 부정의는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인행동을 거듭할 때, 그 일상적 실천들이 얽히고설켜 도리어 공동체 전체를 억압하는 거대한 결과물로 정의한다.

전북 정치의 현실이 정확히 그렇다. 전북 도민 누구도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당선 가능성을 우선하는 정치인들이 민주당 간판을 고집하는 것 역시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결과는 민주주의 기능의 약화로 이어진다.

2026 전북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전북 14개 시·군 기초단체장을 모두 석권했다. 1995년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도지사, 시장·군수, 광역의회까지 민주당 일색이다. 개별 주체들의 정상적인 행위가 연쇄적으로 결합하여, 역설적이게도 전북 전체의 정치적 역량을 저하시키는 구조적 부정의의 덫을 완성한 것이다.

 

2. 이 덫이 가져온 최종 결과물이 바로 정치 소멸의 징후이다.

정치 소멸이란, 공동체가 직면한 진짜 위기(인구 감소, 지방 소멸, 산업 구조의 붕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마비된 상태를 뜻한다. 공동체의 미래 비전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할 정치가, 그저 공천권을 쥔 중앙당을 향한 줄서기와 권력 투쟁으로 변질될 때 정치는 소멸한다.

이번 2026년 전라북도 도지사 선거는 겉보기엔 그 어느 때보다 파란만장했다. 경선 과정에서 제명, 윤리감찰, 단식투쟁이 등장했다. 본선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거리에서 한 표를 절박하게 호소하는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졌다.

그러나 드라마틱하게 보였던 그 모든 소동은 사실 정치가 사라진 진공 상태에서 벌어진, 권력 투쟁이었다. 지역을 살릴 정치는 배제되었다.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는 전북의 선거가 아니었다.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대표가 전북이라는 전략 자산을 확보하려는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중앙당이 도지사 선거의 판을 짜고, 막후에서 철저히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했다. 통상적인 경선 규칙이 무너지고 상식을 벗어난 파행이 난무했던 이유는, 중앙당 권력이 특정 정파를 심고 반대 정파를 쳐내기 위해 로컬의 자율성을 짓밟으며 무리하게 개입했기 때문이다.

 

3.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영이 말한 구조적 부정의가 어떻게 전북 정치를 중앙당 종속 정치로 전락시키는지를 목격한다.

민주당 간판만 달면 무조건 당선되는 일당 독점의 구조적 덫이 쳐져 있다 보니, 중앙당은 전북을 독자적인 생존과 비전을 가진 지역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전북은 그저 자신들의 권력 투쟁을 위해 언제든 징발할 수 있는 정치적 영지이자 표밭으로 여긴다.

전북의 정치인들 또한 도민이 아닌 중앙당 권력자의 입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치를 자처한다. 지역민의 삶을 돌보는 것보다 공천권자의 눈에 들어 공천장을 따내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앙당의 기획과 전북 정치인들의 자발적 예속이 결합하여, ‘정치 소멸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전북에서 가장 완성된 형태로 등장하였다.

중앙 정치에 저당 잡혀 정치가 소멸해 버린 지역은 스스로 위기를 돌파할 정치적 근육을 상실한다. 정치가 소멸하면, 전북이라는 공동체의 소멸을 막아낼 방어벽도 함께 무너진다.

역대 최초로 14개 시·군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는 화려한 승리의 기록은, 역설적이게도 전북 정치가 소멸의 위기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위험한 진단서다.

편집자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동학농민혁명 이후 고창 지역사회 격변과 근대적 재편 실증적
민주당, 광역·기초의원 경선후보자 심사결과 발표
더불어민주당 정읍시의원 경선, 현역 지역구 시의원 모두 공천
동학농민군의 분노, ‘전운소 혁파’로 되살아나다
고창군수 후보, 한빛핵발전소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은?
정읍 유·초 교사들, 5세 이음교육 머리 맞댔다
정읍천에 펼쳐진 과학 놀이터, 3000명 몰렸다
정읍 김민영, ‘시민 1인당 120만원 민생지원금’ 공약
고창 심덕섭, ‘더 큰 고창’ 내걸고 ‘재선 출정전’
고창 유기상, 농어촌기본소득 ‘500만원 구상’ 공약
최신뉴스
1[사회·복지]고창산단 비대위, 전북도청·고창군청 규탄 기자회견문(3월  [편집자 기자]
2[문화·스포츠]탐방 : 모양스크린골프연습장
최첨단 시스템, 넓고 쾌적한 환경 모양스크린골프연습장  [안상현 기자]
3[세무상식]부가가치세 매입세액 불공제 대상  [심성수 기자]
4[정치·행정]“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다”…민생회복지원금 신청 2주
정읍시, 2월27일까지 접수…기준일 이후 출생해 신고 마친 신생아도 포함  [김동훈 기자]
5[사회·복지]고창 삼양사 염전부지, 562억원에 매매 계약
고창태양광발전주식회사 매입, 태양광 추진 중?  [김동훈 기자]
6[독자기고][기자회견문] 50억짜리 용분수 사업, 원점에서 재검토하  [편집자 기자]
7[문화·스포츠]문화의전당 공연
딱따구리음악회  [유형규 기자]
8[정치·행정]우리지역 동량의 재산은 얼마일까(2) 고창군의원
고창군의원 중 차남준 의원이 22억9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임정호 의원이 9천만원으로 가장 적어  [김동훈 기자]
9[종합기사]자아정체성 형성하기  [박종은 기자]
10[뉴스]특성화 교육으로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자율 영선중학교
<특집> 전국단위모집 자율 고창영선중학교  [김동훈 기자]
11[고창살이]상호 보완적인 나라, 일본과 한국  [나카무라 기자]
12[사회·복지]바로잡습니다
석정파크빌은 숙박시설이 아닌 '주택'입니다  [김동훈 기자]
13[종합기사]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고창영선고등학교  [안상현 기자]
14[종합기사]우주항공교육의 메카 강호항공고등학교  [안상현 기자]
15[정치·행정]고창군청 인사발령(3월3일자)  [김동훈 기자]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