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살며 생각하며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그들은 왜 호남 품에 안기고 싶다 했는가
김수복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05일(화) 10:30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김수복 (르포 작가)

지난 3월 23일 한나라당은 전주까지 내려와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호남에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이른바 서진(西進)정책의 일환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아하 선거의 계절이 오는구나’하고 이내 알아차릴 수 있는 이벤트성 정치 행보였다. 이벤트의 주요 콘셉트는 ‘호남 품에 안기기’였고, 전면에 내건 간판은 ‘호남발전특별위원회’였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잘 안될 때 사용하는 신장개업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실내 공간을 조금 넓히거나 벽지를 새로 바르고 문짝도 몇 개 손보고 간판도 살짝 바꿔 달고 해서 고객을 왕으로 모시겠다고 넙죽넙죽 절을 하는, 외양은 변했지만 내용은 예전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신장개업의 특징은 간이라도 금방 빼줄 듯이 말을 화려하게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정두언 최고위원이 말했다. 영남의 거가대교는 십 년이 채 안 되어 준공을 했지만 호남의 새만금은 19년이 넘도록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이것이 대표적인 차별 케이스라고 말했다. 비교 대상이 너무 엉뚱하지 않은가.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대안 제시는 전혀 없이 지역민들의 감성이나 살짝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신장개업 스타일이라 할 만하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 표정과 방식이 압권이었다. 역차별 시비에 휘말려서 고통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호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게 해서 호남 사람들의 이쁨을 받고, 호남의 품에 안기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내놓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호남 품에 안기겠다는 말을 하다 말고 그만 피식, 웃어버리고 있었다. 개인적인 고민은커녕 실무자가 써준 원고를 사전 연습도 없이 읽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해프닝이었다. 어쨌든 그는 그렇게 피식, 웃어버리는 우발적인 실수를 통해 자신의 몸은 ‘지금’ 호남에 와 있지만 마음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었다.

전라북도의 최대 관심사는 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문제이다. 집권여당의 최고위원들이 이것을 모르고 있을 리 없다. 그러나 그 어떤 최고의 입에서도 그에 관한 말은 나오지 않았다. 도지사의 작심한 발언이 있고서야 뭐라고 한 마디씩 내놓기는 했지만, 해당 부처에서 신중하고 엄정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나마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치를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원희룡 최고위원마저 우물우물 빠져나가기에 바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소의 원희룡 의원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자신 없는 표정으로 우물쭈물했던 것일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과학적인 데이터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답은 오래 전에 이미 나와 있었다. 발표할 시점을 못 잡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가 3월 30일로 잡혀 있었다. 4대강 사업에 모든 것을 쏟아넣고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는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도저히 이행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분노할 게 너무도 뻔한 ‘텃밭’의 민심을 어찌할 것인가. 전북에서 침을 흘리고 있는 토지주택공사를 확실하게 영남으로 몰아줄 필요가 있었다.

그에 관한 사전정비 작업의 하나로써 호남 품에 안기고 싶다는 둥의 ‘신장개업 이벤트’를 벌인 이 잔머리의 귀재들, 이 거짓말쟁이들의 거짓말 문화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것인가의 여부는 오직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 있을 뿐이다.

김수복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정읍시장 보궐선거 치러질까?..
고창군의 잘못된 행정인가? 일부 주민의 과도한 주장인가?..
고창부안축협장, 1심에서 징역형(집행유예) 선고..
윤준병·유성엽 예비후보, 국가예산 확보액 논쟁 격화..
정읍시, 도시가스 배관망 확장 3개년 투자 계획 발표…134..
“부안군청·영광군청은 수명연장 들러리, 방사선영향평가서 초..
[총선] 윤준병-유성엽 2강 체제, 금배지 사수 리턴매치..
원전 인근지역에도 ‘방재예산 지원’ 길 열렸다..
윤준병·유성엽, 예산확보 성과 두고 공방..
유성엽측 “명백한 여론 왜곡”…윤준병측 “터무니 없는 흠집 ..
최신뉴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 국회의원 후보 확정..  
고창군, 한빛 1·2호기 방사선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유성엽, ‘권리당원 대리투표 채증’ 경선 재심 신청..  
“한수원은 한빛1·2호기 수명연장 절차 중단하라!”..  
고창종합병원, 지상 5층·1300평 규모의 신관(인암동)..  
한빛1·2호기 수명연장,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  
윤준병·유성엽 예비후보, 국가예산 확보액 논쟁 격화..  
전북 국회의원 10석 붕괴 ‘가시화’..  
원전 인근지역에도 ‘방재예산 지원’ 길 열렸다..  
“부안군청·영광군청은 수명연장 들러리, 방사선영향평가서..  
윤준병·유성엽, 예산확보 성과 두고 공방..  
[총선] 윤준병-유성엽 2강 체제, 금배지 사수 리턴매치..  
고창부안축협장, 1심에서 징역형(집행유예) 선고..  
정읍시, 도시가스 배관망 확장 3개년 투자 계획 발표…1..  
직원 폭행, 사표 강요…순정축협 조합장 결국 구속..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