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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아름다운 동행, 성철규·이미순 부부
장애의 벽 넘어 아름다운 동행으로 꽃피운 사랑
안상현 기자 / 입력 : 2012년 02월 21일(화)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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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동행이 있어 더욱 아름답다.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가진 사람과 결혼해 평생의 손발이 되어 42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온 아름다운 이야기. 바로 성철규(67)·이미순(65) 부부 이야기다.


   
#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장애, 그리고 평생의 손발이 되어준 아내
성철규 씨는 원래 몸이 건강했지만, 군 입대 후, 경기도 포천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을 때, 김신조 등 무장공비들이 남한으로 침투한 사건이 발생해, 포위작전에 나섰다가 운전병의 운전미숙으로 차량이 전복되면서 기관총에 척추를 부딪쳐 허리를 크게 다쳤다. 이 사고로 성철규 씨는 하반신이 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게 됐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있던 그에게는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일과도 같았다.

국가를 위해 군대에 갔다가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만 가진 채 집으로 돌아온 성철규 씨. 당시 그는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매일 절망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던 그에게 어느 날 부터인가 한줄기 희망의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바로 평생의 손발이 되어 함께 동행해줄 이미순 씨다.

부인 이미순 씨는 성철규 씨 여동생의 친구이자 한동네(고수 여술) 후배이기도 했다. 성철규 씨가 허리를 다친 후 가족이 종친들의 집성촌인 아산 목동으로 집을 옮기게 되자, 당시 여동생 친구들 사이에서 계모임 회장을 맡고 있었던 이미순 씨가 여동생에게 계돈을 받기 위해 성철규 씨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러다가 성철규 씨가 보던 책을 자주 빌려보게 됐고, 그러면서 그에게 연민의 정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성철규 씨로부터 평생의 손발이 되어달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이미순 씨는 “나에게 평생의 손발이 되어달라는 말에 고민도 많이 했지만, 나 아니면 이 사람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날 밤 가족들 모르게 보따리를 싸서 아저씨 집으로 왔어요. 당시 24살이었고, 혼처가 많이 나고 맞선을 보고 있던 때라 하반신을 쓸 수 없어 거의 누워 지내야 하는 사람과 살겠다고 하면 어느 부모가 허락을 해주겠어요. 그래서 보따리 먼저 쌌죠”라고 말했다.

성철규 씨는 “그날 밤에 이 사람이 우리 집으로 왔는데, 부모들이 찾으러 올 것이 분명했죠.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다가 가장 친했던 친구와 상담한 끝에,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던 그 친구 동생 집으로 이 사람만 먼저 가있게 했어요. 그리고 저도 한 달 뒤에 광주로 가서 이 사람과 같이 3개월 동안 살다가, 이후에 다시 고창으로 와서 결혼식도 올리고, 가정을 꾸리며 살았어요”라고 말했다.

#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던 따가운 시선들
쉽지 않은 선택으로 어렵게 결혼까지 했지만, 주위의 오해와 따가운 시선은 이미순 씨를 더욱 힘들게 했다. 또 많은 농사일은 몸이 불편한 남편을 돌봐가며 혼자 감당하기는 너무도 버거웠다. 그렇지만 그녀는 가족들을 위해 억척스럽게 살며, 4남매를 낳아 지난 1월로 자녀들을 모두 결혼시켰다.

   
이미순 씨는 “시어머니와 시누이 둘 있는 곳에 시집와서, 호된 시집살이 아래 농사일을 거의 혼자 다 하다시피 하며, 시누이 둘을 결혼시키고, 아이 넷을 키웠어요. 어쩌면 시어머니가 그렇게 강하게 해서 지금까지 같이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결혼 초반에는 아저씨가 지금처럼 목발 짚고 걷지도 못했고, 요즘처럼 좋은 휠체어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몸이 불편한 아저씨를 겨우 들어서 휠체어에 앉혀서 모시고 다녔어요. 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아저씨의 손발이 되어야 했기 때문에 애 놓는 것은 생각도 못하며 살았지만, 단지 한사람을 위해 희생해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집와서, 열심히 살다보니까 애들도 넷이나 낳게 됐죠. 처음 아이 두셋을 낳을 때만해도 주위에서는 아저씨가 장애가 있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제가 아이를 가졌다며 말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아버지를 많이 닮아 나중에는 그런 오해들도 없어졌죠. 막내 백일 때는 아저씨가 몸이 안 좋아 병원을 자주 갔는데, 당시에는 광주에 보훈병원이 없어서 서울로 많이 다녔어요. 백일이 막 지난 아이를 떼어놓고 다녀야해서 많이 울기도 했죠. 그런데 그 아이가 올해 장가를 갔네요”라며 눈시울을 글썽였다.


   
# 억척스럽게 살며 지켜온 가족
이미순 씨는 성철규 씨와 결혼해 42년 동안 살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런 삶을 살았다. 성철규 씨의 경우 국가유공자로 국가배상을 받긴 했지만, 70년도 초반이었던 당시에는 연금이 일시불로 나왔고, 변호사 브로커들이 많이 개입하던 때라 국가로부터 받은 연금을 변호사와 나누고 나면 실제 손에 쥔 보상금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성철규 씨는 “옛날에는 국가유공자 판결을 받는데 변호사 브로커들이 많이 개입했어요. 배상금을 받아 변호사와 나누고 나니까, 당시 금액으로 300여만원 들어오더라구요. 몸이 아파 병원을 자주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 4명을 가르치다보니 생활이 많이 어려웠죠. 그래서 서울 보훈청을 수도 없이 다니며 사정이야기를 했지만, 이중보상이라고 겨우 생계비정도만 지원해주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미순 씨는 “아저씨가 국가유공자가 되어 받은 돈으로 논 열두마지기를 사서 살림을 일궜어요. 아이들 대학 3명 다닐 때는 형편이 너무 어려워 농사도 다 내놓고 남의 집에 식모일까지 다녔으니까요. 목화회관에서 주방 일도 했었는데, 아이들이 대학에 다닐 때 그곳을 인수해 한 5년간 운영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가 억척스럽게 살다보니 큰아들 큰딸을 결혼시키고 나선, 몸이 너무 안 좋아져 식당을 정리했죠. 살아오면서 한 고생은 말로 다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렇게 살고 있어서, 그런대로 젊었을 때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성철규 씨는 “이 사람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라는 말 뒤에 미안한 마음을 더 이상 말로 잇지 못하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미순 씨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남편 몫을 대신해 5년간 홍일점으로 이장을 하기도 했고, 고창군 생활체조연합회 회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대인관계도 넓혀갔다.  이미순 씨의 인생이야기가 주변에 전해지면서 지난 제1회 고창군민의 날에는 군민의장 중 효열장을 받기도 했었으며, 보훈대상 등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미순 씨는 “우리가정을 위해 희생하면 열심히 살아온 것뿐인데, 주위에서 너무 많이 도와주시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 아이들이 잘 커주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금이 있어 행복해요
이미순 씨는 무엇보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아이들도 바르게 잘 커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미순 씨는 “지금은 우리 두 식구 살기에 부족하지 않게 살고 있고, 아저씨가 몸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건강해져 긍정적으로 살고 있고, 아이들도 아버지한테 참 잘하고 있어, 지금은 부러운 것 없어요. 우리야 어떻게 살았던 간에 애들만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살죠.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잘되어 큰딸은 현재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큰아들은 인천서 골재상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 작은딸 교육공무원이고, 막내아들은 두산그룹에 근무하고 있어요. 어렵게 살았지만, 아이들이 반듯하게 커줬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 않은 지금이 있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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