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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연정 기자 / 입력 : 2011년 01월 31일(월)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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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

 다음 주면 설날이 온다. 진정 신묘년(辛卯年)의 첫날이 시작한다. 설날은 일년준 중 첫 날이라 해서 “원일(元日)” 또는 “원단(元旦)”이라 하지 않는가.

 생각해 보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단오, 추석, 그리고 설날이 닥쳐오는가, 아니면 이들 명절이 닥쳐 옮에 따라 세월이 흐르는가 그것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유구한 시공(時空)속에서 세월은 흘러가고만 있다는 사실이다. 세월의 흐름을 우리는 거부하거나 외면할 수가 없다. 우리는 세월 그 속에서 이승에서 살다가 저승으로 간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인간이 창출하는 여러 상황에 얽혀 인심도 민속도 변한다. 이걸 우리는 시운(時運)이라 해 두자. 그걸 거역할 수가 없다. 순종하면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음력(陰曆)으로 정월 초하루 설날은 고대 민화민족이었던 우리 한민족이나 중국의 한민족은 수천년 간 세시풍속(歲時風俗)에서 한식, 단오, 추석과 더불어 4대명절로 여겨져 왔다. 조선조 중종 13년(서기 1518년)에는 설날, 단오, 추석을 3대명절로 지정까지 했다. 이들 명절은 모두 음력으로 짜여 있다. 매번 반복되어 관습적으로 전해 오는 명절의 행사는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이기도 했다. 이들 민속 중 설날과 추석은 민족의 대이동이 있는 명절이다. 중국에서는 설날을 춘절(춘절)이라 하여 역시 민족의 대이동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음력으로 쇠어오는 설날이 양력 1월 1일로 공식적으로 바뀐 것은 세력(歲曆)을 태양력으로 바뀐 이후의 일이다.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택한 것은, 서기 1894년 갑오개혁 때 개화당의 김홍집(金弘集)의 내각에 의한 것으로 민속에서 하나의 혁명이었다. 서기 1895년 음력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건양 1년) 1월 1일이라고 고종의 칙명으로 선언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세력을 태양력으로 바꾸었고, 나라에 쓰는 연호도 양력을 세운다 뜻의 ‘건양(建陽)’이라고 고치었다. 이에 양력이 음력을 대신했던 것이다. 더욱이 주권상실기인 일제 강점기에는 더더욱 양력 설날의 행사를 강요했다. 그것은 민족문화 말살을 획책하던 그들이 한민족 민속의 행사를 그냥 둘리 없었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음력설이 하나의 민속으로 줄기차게 지켜져 왔다. 그러다가 정부는 서기 1985년부터 음력설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공휴일로 만들었다. 현실은 어찌되었건 이론적으로는 93년 만에 음력설을 부활한 셈이다. 그나마 그것도 그 당시 10년 동안의 논쟁의 결과에서였다. 서기 1983년 12월 말 갤럽 여론조사 결과 86%가 설날을 공휴일로 해야 된다는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2중과세를 공식화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음력설을 굳이 ‘민속의 날’이라는 어색한 이름으로 부르기로 작정한 것도 그러한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음력설의 부활을 어떻게 설명하건, 그것은 고뇌스런 이 땅의 문화적 2중 구조를 ‘현실화’라는 이름으로 합리화 했다. 그러다가 ‘민속의 날’로 정했던 구정을 서기 1989년부터 ‘설날’로 개명하는 동시에 3일간의 연휴로 하기로 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신정과세를 강압적으로 추진했지만, 전통의 뿌리가 있는 농촌에서는 신정의 ‘일본 설’로 취급되어 끝내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광복과 더불어 맞이한 서기 1946년의 음력설은 ‘우리 설’을 찾았다는 기쁨에서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축하하였다. 서기 1948년 정부수립 후 신정이 일본설이 아니고 우리 설이며, 이중과세 방지라는 실용적 이유를 앞세워 음력설을 강제적으로 폐지하려 했지만, 40여년의 노력마저도 특히 농민들에게는 신정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본시 전통과 풍속의 형성이란 어떤 힘으로 금방 이룩되지는 않는다.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 퇴적(堆積)되고 풍화(風化)를 거듭하면서 비로소 안으로부터 뿌리가 내려진다. 행정적으로 풍속을 바꾸어 보겠다는 착상 그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 풍속은 법률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문화적 변동이 매우 심하고 다양한 만큼, 민속 보전의 문제에 좀 더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말끝마다 ‘글로벌화’를 떠들어대지만 모든 것이 세계화로 통합되고 보통화되는 것이 아니다. 민속 특유의 전통적일수록 세계적인 것이다. 가까운 예로 우리고장의 고인돌이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제로 등재되어. 세계적인 것은 그 흔한 무덤의 양식과는 다르기 때문 아닌가. 그래서 세계적 아닌가.

 설날 아침에는 깨끗한 옷(설빔)으로 갈아입고, 선영(先靈)에게 차례(茶禮)를 올린다. 물론 설날에는 여러 민속놀이도 행해진다. 그러기에 설날에는 사람들이 객지에 있다가도 부모가 계시는 고향으로 고향으로 향한다, 중국에서는 매년 설날에 객지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고향을 찾는 관계로, 설에는 교통지옥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금년 설 연휴를 기하여 몇 천 만명이 이동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은 시골에 있는 늙은 부모가 자식이 있는 도시로 이동한다는 현상이다. 이 점은 자식들이 고향에 내려오는데 교통상의 고생을 피해 주겠다는 부모들의 배려이다. 또 하나는 최근 들어 설 연휴에 외국 여행을 떠나는 족속들이 많다는 현상이다. 금년에도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는 인구도 59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들 이유야 뻔히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또한 설 연휴에 가족끼리 산장에 머물며 그 곳에서 설날아침이면 방 울목에 한상 차려 놓고 절 한자리 한 후, 그 상 그대로 자식들과 둘러앉자 먹는 풍경이 있는 것도 얼마 전부터 있어 왔다. 그래도 명절에 조상을 챙기는 그들의 양심만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설 연휴에 친구도 만나고 외국에도 나가기 위하여 설 차례를 아예 양력 1월 1일로 옮겨 설 연휴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자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다. 이들 족속은 연휴에 친구를 만나거나 외국 나가는데 차례 행사가 방해되기 때문에, 설 차례 행사 자체를 음력으로 섣달에 소급에서 행사하는 격이다. 그들도 제사만큼은 음력으로 지내고 있으니 연휴에 놀기 위해 민속 명절도 그들에겐 하나의 방해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설에는 가족끼리 모여 선영에게 차례를 올리고 세배(歲拜)하고 덕담(德談)도 나누고 성묘(省墓)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이자 민속이 되어 왔다. 그러니 우리는 설날 하루 만이라도 종교적 차원을 떠나서 선영을 흠모하는 마음을 갖고, 그 날 하루 만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조용히 내 친족들과 하루를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내 선영이 있기 때문이요, 내 사랑하는 자식이 있는 것은 내가 있기 때문 아닌가. 바로 거기에 선영을 흠모해야할 이유가 있다. 이것은 세월이 흘러도 불변의 것 이다. 그러기에 ‘나는 어디서 왔을까’, 그 본질적인 문제는 세월이 흘러도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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