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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살처분과 생명존중에 대한 단상
연정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07일(월) 12:2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연정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

구제역 살처분…정부·지자체, 가축을 위한 위령제 한번 없어
지난번 폭설이 몰아치기 전 한바탕 이 강토를 요란하게 했던 구제역 살처분. 그 엄청난 소, 돼지, 그리고 두발 달린 가축 등의 생매장 사건의 후유증에, 우리는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식 축산은 우리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졌고, 죽어간 가축은 우리네 시골 노인의 생각으로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숫자이며, 희생된 가축들의 주인들이 정부에서 받는 보상비는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약1,000,000,000,000원 가량, 거기에다가 몇 천억 원이 더 된다고 한다. 그리고 죽자코 구제역이 발생하면 발생 지점부터 반경 수 킬로미터 내의 지역 가축은 무조건 생매장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현 정부가 청정국가지위를 유지하려는 인식이 아무래도 컸을 것이다. ‘청정’을 강조하는 그것도 이 정부가 삶의 질을 유독 강조하는 인식과 관련성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국회가 나서 구제역 대비책을 떠들어대고 있지만 별 신통스런 방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접했다.

필자는 견문이 좁아서인지 아니면 TV영상화면을 놓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부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죽어가는 가축에 대한 위령제 한번 지내주었다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영상화면도 본적이 없다. 그렇게 삶의 질을 구가하고, G20 국가에 들어섰다고 떠들어대는 이 정부가 그렇게 인색한지를 미처 몰랐다. 의과대학 생리학 실험실에서는 동물을 실험에 사용하면서 위령제를 지내준다는 말을 들었는데, 인간이 결국 원인제공을 하여 그 많은 가축을 죽여 놓고도, 가축 소유주에 대한 보상과 구제역 확산 방지에만 전력투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생명에 대한 외경, 더불어 존재한다는 인식 필요
소, 돼지, 닭, 오리 등 가축은 우리 인간을 위한 동물이지만, 그 이전에 움직이지 못하는 초목은 물론 우리 인간과 같이 존귀한 생명체이며 자연의 일부이다. 생명에 대한 외경(畏敬)없이, 자연은 우리 인간을 위한 대상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은 자연의 품안에 있고 더불어 존재한다는 인식 없이는 참다운 청정도, 참다운 삶의 질을 구가하는 것도 모두가 허상에 불과한 것 아닌가. 그래서 필자는 자연관에 있어서 동양적 자연관에 주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양문화…자연과 인간을 대립적 존재로 파악
동서양의 사상적 차이 가운데 자연에 대한 태도는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라고 할 것이다. 서양문화는 모두 자연을 인간과 대립되어 있는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 즉, 자연은 인간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인간은 자연보다 우월적 존재로서, 자연을 인간의 편리한 도구 내지 대상으로 보아 왔다. 그리고 자연을 정복하여 인간의 지배하에 두고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자연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보아왔다. 그리하여 눈앞의 편익을 위해 자연을 마구 파헤치고 과학과 기술의 힘으로 무리하게 제멋대로 통제하고 변질시키기를 꺼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자연의 고갈과 각종의 공해를 불러 일으켜왔고, 자연계의 순환질서가 파괴되어가고 있다. 결국 인간은 자연을 정복했다고 기고만장하는 순간, 그 자연으로부터 심한 보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오염된 물을 먹어야 하고, 오염된 토양에서 산출된 농산물을 식품으로 해야 하며, 오염된 공기를 마셔야만 하게 되었다. 결국 삶의 터전 자체를 상실당해 가는 인간들은 초조와 절박한 위기감 속에 신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자업자득의 보복과 자승자박의 구속도 이에 이르러서는 그 한계의 극에 이르렀다 하겠다.


유교…천인합일(天人合一), 불교…자연과의 공존 원리 제시
이러한 서양의 자연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바로 동양의 자연관이라 하겠다. 우선 우리는 유교(儒敎)에서 말하고 있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자연관을 들 수 있겠다. 즉, 자연과 인간은 합일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늘(자연)에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 하늘(자연)에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順天者興 逆天者亡)’고 하는 논리이다. 물론 여기서는 자연과 인간만을 상정시키고 있다.

그러나 불교에 있어서 ‘자연과 인간이 합일하다’는 자연관은 더욱 적극적이다. 불교의 인생관과 세계관에 있어, 그 근본이 되는 ‘연기(緣起)와 중생의(衆生)의 개념’은, 인간은 다른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사람 이외의 자연계와 더불어서만 살아갈 수 있다는 자연과의 공존(共存)으로서의 삶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연기’에 있어서는 모든 것은 연(緣)에 의해서 생겨나고 존재한다고 하는 것이다. 인간 개개인은 자기 이외의 자연과 무수한 상호관계 속에서만 살아가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상을 좀 더 깊이 음미해 보면 병들고 허물어진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 자신도 병들어가고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중생(衆生)’이란 말은 이러한 관점에서 나온 말이다. 흔히 중생을 부처님과 상대되는 말로 ‘깨닫지 못한 사람’으로만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중생의 범위는 어리석음의 동물세계만이 아니라, 성현의 경지에 있는 부처님이나 우리 인간에게도 해당된다하겠다. 이러한 중생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우주 만물과 더불어 존재하고 있는 존재라 함은 당연한 논리이다.


인간의 존재방식의 본질은 자연과 공존·공생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서로를 존재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해 주면서, 또한 무수한 다른 존재들에 의하여 그 개체의 존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이라고 해서 우주만물 가운데 홀로 있는 것도 아니며 가장 높은 존재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해석할 때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서만 존재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면서 공생하고 있다는 것이 그 존재방식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존재’를 그 근본 바탕인 본체의 면에서 생각할 때는 모든 것이 실체(實體)가 없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 어느 것이나 고정불변의 독립된 주체 즉, ‘나’라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그 유명한 무아(無我)사상이다. ‘나’와 ‘너’가 없다는 것은 현상적으로 나타나 있는 나와 너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영원불변의 주체로서 ‘나’와 ‘너’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나를 형성하고 있는 육체는 얼마 안가 물이나 흙으로 변경하게 될 육체이다. 그 흙이나 물에 흡수된 것이 식물의 영양분이 되어 식물의 세포를 형성시키고 있다. 그 식물은 또 다시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고, 그 동물의 육체는 다시 흙이나 물로 흡수되거나 또는 동물의 먹이가 된다.

나타난 현상의 입장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산천초목 또는 동물과는 엄연히 그 기능과 모양이 다르다. 그러나 그 근본의 세계에서 볼 때는 인간이 산천초목에 흡수되고 산천초목은 다시 인간을 이루는 물체가 된다. 다시 말해서 자연사물과 인간은 서로 그 모습이 바뀐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와 ‘너’는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또 본체에 있어서 인간과 자연과도 다른 것이 아니다. 즉, 동일체이다.


친환경, 청정을 넘어, 자연=인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실천해야
이러한 입장에서 현대라는 오늘을 보면, 자연의 공해를 받지 않기 위하여 인간은 ‘친환경’이니 ‘청정’이니 떠들어대고 있지만, 자연이 인간 때문에 망가졌는데 ‘친환경’ 또는 ‘청정’으로 혹은, 이번의 경우처럼 구제역 살처분 그 정도 가지고 노(怒)함을 풀겠는가. 어림없는 소리일 것이다. 이제는 친환경, 청정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자연이 인간, 인간이 곧 자연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개미 한 마리의 다리가 부러짐에서 나의 다리가 부러짐을 체험해야하며, 풀 한포기 꺾어짐 속에서 나의 허리가 꺾어짐을 체험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구제역 살처분으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 성성하고 멀쩡한 가축들이 덤으로 비참하게 생매장당하는 현상을 보고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구제역 확산 방지에만 급급한 이 정부는 생매장 당하여 죽어가는 그들 가축에 대하여 위령제 한번 지내며 그들의 넋을 위로할만한 아량도 없이 편협한가.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함을 추구한다는 것도 결국은 인간의 존엄성을 확보하자는 것일 것이고 또한 그것 역시 생명 존중, 또는 생(生)의 외경사상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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