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종합기사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곳간에서 인심난다’구요? 나눠서 더욱 커지는 한가위
이대건 기자 / 입력 : 2011년 09월 26일(월) 12:18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낮은산 / 2008년

우리에게 한해 두 가지 중요한 명절이 있어요. 하나는 까치까치 설날, 하나는 한가위 추석이에요. 한해를 맞는 설과 한해를 잘 거두는 추석, 시작과 마무리로 대구(對句)가 맞기도 해요. 설은 설대로, 한가위는 한가위대로 시절을 대표해요. 두 명절 모두 우리 선조들이 바탕에 둔, ‘나누다’는 마음이 담겼지만, 아무래도 한가위 추석이 훨씬 더 강해요.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어요. ‘나눔’에는 ‘콩 한쪽도 나눈다’ 해서, 나누려는 사람이 꼭 가득차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내가 넉넉해야 나누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또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무래도 주머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런데 한가위 보름달을 떠올려 보세요. 빈틈없이 한가득 채워있지요. 거기서 무언가를 덜어내려면, 많이 아쉽고 허전하죠? 그런데 자연은, 세상의 법칙은 한편 ‘냉혹’해요.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이울어 반달이 되고, 그믐달이 되어, 사그러 들어요. 그렇게 작아지고 끝나면 ‘이야기스럽지’ 않겠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점점 자라서 보름달로 가득차게 되니까요. 이것이 나눔의 묘미예요.

명절 풍속도도 많이 바뀌었어요. 적어도 추석을 앞둔 두 주 전부터, 고속도로가 꽉 막히는 걸요. 주말에 책마을을 오가는 손님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어요. 그래도 고향의 부모님과 명절을 앞당겨 보내려는 ‘자식’들의 귀한 마음을 알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요.

추석을 일찍 보내는 것은, 조상님들 산소를 다듬는 벌초와 겸하기 때문이에요. 해리면 소재지에 유일한 병원이 있어요. 현대의원이에요. 예취기 날을 바꾸다 날에 손을 조금 베었어요.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흔드는 ‘모관운동’을 해서, 벤 상처도 붙고 피는 금세 멎었지만, 파상풍이 걱정이라고 해서, 병원을 찾은 거예요. 예취기 날에 다친 어른들이 줄을 서 계셔서, 제 상처는 ‘명함도 못 내밀고’ 구석에서 기다려 치료했어요.

책마을로 돌아오는 좁은 길, 길을 건너려다 멈칫거리는 작은 친구들을 만났어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새끼 꿩 일행이었어요. 새끼 꿩을 뭐라 부르는지 기억해요? ‘꺼병이’예요. 갑자기 멈추지 못해, 속도를 줄여 천천히 지났어요. 엄마 까투리는 어딨을까,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물론 그 친구들은 우리 차에 많이 놀랐겠지만요.

오늘 우리가 함께 보고 읽을 책은, 권정생 선생님이 글을 짓고, 김세현 선생님이 그림을 그린 <엄마 까투리>예요. 슬픈 이야기랍니다. 산불이 난 산에 아홉 마리 새끼 꿩 병아리(아까 살펴보았죠? ‘꺼병이’예요)를 키우던 엄마 까투리는, 그 뜨거운 불을 피해 혼자 도망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아이들을 품에 안고 산불을 맞아요. 재가 되고 말지요. 그러나 그 품에서 아홉 마리 꺼병이들이 무사히 살아난답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아홉 마리 들은 자라서 어른 꿩이 되었지만, 엄마까투리가 죽은 그 자리를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옵니다.

우리가 왜, 그나마 명절이라고 이름을 붙여, 부모님과 그 부모님을 찾아 고향으로 향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나요? 우리가 부모님으로부터 나누어 가진 것이 정말로 많기 때문이에요. 올 한가위, 사촌이건 육촌이건 형제들과 신나게 놀 생각도 좋지만 부모님과 조부모님께 감사한 마음 한켠에 챙겨보세요. 그렇게 마음을 나누는 것이, 한가위의 미덕이니까요.

이대건(도서출판 나무늘보 대표)  

이대건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고창부안축협장, 1심에서 징역형(집행유예) 선고..
정읍시, 도시가스 배관망 확장 3개년 투자 계획 발표…134..
윤준병·유성엽 예비후보, 국가예산 확보액 논쟁 격화..
윤준병·유성엽, 예산확보 성과 두고 공방..
“부안군청·영광군청은 수명연장 들러리, 방사선영향평가서 초..
[총선] 윤준병-유성엽 2강 체제, 금배지 사수 리턴매치..
원전 인근지역에도 ‘방재예산 지원’ 길 열렸다..
고창 대형 온천에서 이물질(검정 가루) 발견..
유성엽측 “명백한 여론 왜곡”…윤준병측 “터무니 없는 흠집 ..
직원 폭행, 사표 강요…순정축협 조합장 결국 구속..
최신뉴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 국회의원 후보 확정..  
고창군, 한빛 1·2호기 방사선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유성엽, ‘권리당원 대리투표 채증’ 경선 재심 신청..  
“한수원은 한빛1·2호기 수명연장 절차 중단하라!”..  
고창종합병원, 지상 5층·1300평 규모의 신관(인암동)..  
한빛1·2호기 수명연장,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  
윤준병·유성엽 예비후보, 국가예산 확보액 논쟁 격화..  
전북 국회의원 10석 붕괴 ‘가시화’..  
원전 인근지역에도 ‘방재예산 지원’ 길 열렸다..  
“부안군청·영광군청은 수명연장 들러리, 방사선영향평가서..  
윤준병·유성엽, 예산확보 성과 두고 공방..  
[총선] 윤준병-유성엽 2강 체제, 금배지 사수 리턴매치..  
고창부안축협장, 1심에서 징역형(집행유예) 선고..  
정읍시, 도시가스 배관망 확장 3개년 투자 계획 발표…1..  
직원 폭행, 사표 강요…순정축협 조합장 결국 구속..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